14일 업계에 따르면 학교 급식에 공급되는 우유는 국내 흰우유 소비량 가운데 8.2%를 차지한다. 이중 서울우유협동조합 납품 비중은 50%, 남양유업은 30%다. 매일유업을 비롯한 나머지 업체들이 나머지 20%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우유와 남양유업은 급식우유로 매월 약 150억원 매출을 거두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업체는 우유 재고가 생기자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멸균우유와 탈지분유 등으로 재가공하는 방안을 실행·검토하고 있지만 손실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 측은 "원유를 탈지유로 가공해 판매하고 할인 행사도 진행 중이라 급식우유 월매출 예상액 50억원이 전부 손실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손실이 커서 오프라인 개학 이후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급식우유 중단 여파는 하위 업체에도 퍼지고 있다. 매일유업은 급식우유 시장 10%를 차지하고 있어 중단으로 인한 직접적인 타격은 크지 않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하락한 데다가 서울우유와 남양유업이 흰우유 할인 행사를 활발히 펼치고 있어 판매량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매일유업 측은 "이전부터 제품 차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던 만큼 할인 등 행사는 최소화하고 있지만 가격 인하 경쟁에 나서지 않겠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긴축경영을 고려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연세우유와 건국우유는 다소 여유로운 모습이다. 서울우유·남양유업·매일유업과 달리 가정배달 비중이 높고, 마트에 공급 물량은 적어서다. 그런데도 전반적으론 어려운 상황이다. 건국우유는 "방문판매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라고 밝혔고 연세우유 또한 "어렵다"고 토로했다.
업계는 잉여원유를 처리하기 위해 멸균우유나 탈지분유 가공량을 늘리고 있다. 미세물을 사멸해 멸균우유를 생산하게 되면 냉장우유 유통기한 2주를 최대 6주로 늘릴 수 있다.
탈지분유 가공은 우유에서 지방과 수분을 제거해 가루로 만드는 것으로, 발효유나 가공유로 쓰인다. 업계에 따르면 우유업체가 보유한 탈지분유 재고량은 1만t 이상이다. 코로나19 이전보다 1000t 넘게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가공 비용 때문에 수익성은 크지 않다.
우유업계는 5월이 반등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가정의 달' 5월에 통상 매출이 늘어난다"며 "우유업종뿐 아니라 식품업계 전체적으로 기대를 품고 있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유가 남아돌아 재고 소진 어려움이 계속되면 할인 행사로 실질적인 판매가가 훼손되고, 어려움이 장기화하면 '밀어내기'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실질적인 개학 이후에도 당분간은 쌓인 재고를 소진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