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업계에 따르면 1분기 깜짝실적을 내놓은 전자기업들은 2분기부터 본격화될 코로나19 영향에 대한 걱정이 한창이다. 지난 7일 삼성전자가 밝힌 1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액은 55조원, 영업이익은 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4.9%,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2% 증가한 수치다.
같은 날 LG전자도 1분기 잠정실적을 밝혔다. 특히 LG전자는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성적을 발표했다. LG전자에 따르면 1분기 매출액 14조7287억원, 영업이익 1조9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2%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21.1% 증가했다.
1분기 실적방어에도 전자업계는 코로나19 영향이 2분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기저효과로 감소 폭이 더 크게 보이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2월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38% 감소한 6180만대로 집계됐다. 3월과 4월 역시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이달 스마트폰 생산량 목표를 절반가량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한해 스마트폰 생산량은 3억대, 월 평균 2500만대 정도다.
여기에 TV·에어컨 등과 같은 생활가전 출하량도 평균을 못미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전세계 TV 출하량이 전년 대비 8.7%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TV 시장이 위축된 탓이다.
2분기에 대한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한상공회의가 최근 전국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는 지난 1분기보다 18포인트 하락한 57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1분기의 55와 근접한 수치다.
기업들은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자금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제조업체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 과제로 '금융·세제 지원(72%, 복수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공정거래, 세무조사 등 기업조사 유예(35.3%)', '조업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31.4%)', '내수·관광 회복을 위한 인센티브(28.5%)', '서비스·신산업 관련 규제개혁(15.7%)'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