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면책제도 개편] ②“리스크는 어떡하나”…실효성에는 의문

2020-04-1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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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금융사 면책제도 전면 개편안을 내놨지만 근본적인 해법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사 임직원 제재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에도 불구하고 금융사에는 여전히 리스크가 남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금융사 면책제도 개편안을 마련해 시행할 예정이다.

금융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금융사 임직원이 제재에 대한 우려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다.

가령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신속한 지원을 위해 대출 심사 기준이나 절차를 변경한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점 폐쇄에 따라 다른 영업장에서 여신을 취급한 경우 고의·중과실이 없다면 부실이 생겨도 임직원을 제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코로나19 소상공인 대출과 관련해 신용등급을 3단계 상향조정한 수준으로 금리와 한도를 결정해 대출을 실행하고 있다. 신용등급 미달로 대출이 어려운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금융사의 리스크다. 부실이 발생해도 임직원은 감독당국의 제재를 피할 수 있겠지만 금융사는 해당 대출 부실로 인한 리스크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은행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43%로 집계됐다. 작년 12월 말 0.36%에서 1월 말 0.41%로 상승한 후 또다시 0.02%포인트 더 상승했다.

한 시중은행 창구 직원은 “대출도 결국 다 갚아야 할 부담인데,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연체율이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동산담보대출 등 혁신금융의 경우 아직까지 부실 우려가 높다. 온라인 쇼핑업체 등의 물품을 담보로 동산담보대출을 실행하던 P2P업체 팝펀딩은 연체가 발생해 투자자에게 원금을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면책을 해준다고 해도 은행이 손실이 나는 대출을 과감하게 하기는 어렵다”면서 “은행이 이미 손실을 본 상황에서 감독당국이 임직원에게 면책을 해준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원장은 “금융사에 면책을 해준다고 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신용을 보증해 주면 적극적으로 대출이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1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남대문점에서 한 직원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한 소상공인의 대출 신청을 받고 있다. 2020.4.1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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