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센스 1만명 감원설" 중국 가전업계도 코로나 '한파'

2020-04-1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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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가전업체 '대규모 감원설' 부인했지만 사실상 경영난 인정

경기둔화·코로나19 등으로 위축

자구책 마련 한창...의료장비 제조업 진출 등

중국 주요 가전업체들이 '1만명 감원설' 등 대규모 인력 감원에 착수했다는 소문이 시장에 확산되자 관련 기업이 해명하고 나섰다. 하지만 사실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에 빠졌다는 사실은 인정하며 중국 가전업계가 겪는 고충을 드러냈다.

12일 중국 경제 매체 증권시보(證券時報)에 따르면 이날 중국 대표 가전기업인 하이센스(海信·하이신)와 하이얼(海爾)은 시중에 떠돌고 있는 감원설과 관련해 일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앞서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인 웨이보에서는 하이센스가 1만명 직원을 감원하고 하이얼도 감원에 착수했다며  이번 해고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떠돈 바 있다. 

하이센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1만명 감원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도 감원 사실은 인정했다. 성명은 "코로나19 여파로 가전업계의 국내외 시장 상황은 매우 좋지 않다"며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고위급 임원 보너스를 줄이는 한편, 실적주의 시스템을 적용해 인사 고과가 좋지 않은 직원을 퇴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얼은 성명을 통해 감원설을 반박했다. 다만 성명은 “코로나19 사태 속 그룹 총재, 최고경영자(CEO)에서부터 각 부문 총경리까지 모두 자발적으로 보너스를 반납하고 일선 직원들이 최대한 코로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이센스(海信·하이신) [사진=웨이보 캡처]
 

이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 둔화 등으로 중국 가전업계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중국 백색가전의 판매액이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이 났다. 중국 시장정보제공업체 AVC(奥维云网)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냉동고 등 4대 백색가전의 판매액이 45%가량 급감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1분기에 판매된 냉장고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8% 하락한 130억 위안(약 2조2441억원)에 달했다. 세탁기와 냉동고 매출도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9%, 35.3%씩 하락했다.

특히 에어컨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유난히 여름이 빨리 찾아온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쌀쌀한 봄 날씨가 계속 이어지면서 에어컨 판매가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올 1분기 에어컨 매출액은 전년 동비 58.1%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출에 타격을 입은 중국 가전기업들은 제각각 자구책 마련을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중국 최대전자업체이면서 에어컨 1위 기업인 거리전기(格力電器)는 의료장비 제조업계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최근엔 두 번째 의료장비 기업을 설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중국 기업 정보 플랫폼인 톈옌차(天眼査)에 따르면 지난 8일 거리전기는 청두거리신루의료장비기업을 설립했다. 법정대표는 둥밍주 거리전기 회장으로, 등기자본이 1억 위안에 달한다. 

하이센스 역시 백색가전 외 흑색가전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도시바를 업고 세계 시장 2위를 다투는 LG전자와 TCL 등 기업과 전면 경쟁을 선언하고 있는 것. 앞서 지난 2017년 하이센스는 일본 도시바TV 지분 95%를 인수했다. 당시 도시바가 감당하던 부채를 끌어안으면서 다소 주춤했지만 이후 도시바 TV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경영상태가 개선되고 있다. 특히 도시바 인수로 'TVS 화질 개선 칩' 등을 이용해 하이센스의 화질 칩 수준이 향상됐다. 지난해 하이센스는 중국 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아울러 하이얼도 시대 흐름에 발맞춰 플랫폼형 기업(인터넷 기반의 전자상거래 및 O2O 서비스 등)으로 성장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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