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가 지난 2일 기준 최근 한달간 코스피 시장에서 사들인 삼성전자 주식은 5조325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개인의 코스피 주식 순매수 규모인 12조6077억원의 42%에 이르는 규모다.
이에 비해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눈높이를 나날이 낮추고 있다. 국내 23개 증권사가 올해 들어 전날까지 내놓은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를 분석한 에프엔가이드 통계를 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55조6217억원과 영업이익 6조2381억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달 전에 전망한 매출(56조6227억원)과 영업이익(6조6079억원)보다 각각 1.8%, 5.6%씩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도 평균 6만9918원에서 6만6857원으로 4.4%가량 감소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스마트폰과 TV 등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특히 신형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S20의 부진이 실적 감소의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에도 스마트폰·TV 등 세트 수요 감소가 이어지면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정보기술(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 2016년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 이후 3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보다 앞서 대신증권도 2일 올해 수요 감소에 따른 불확실성이 우려된다며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종전 7만5000원에서 6만8000원으로 9% 내렸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35조1000억원으로 종전 대비 11% 낮췄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디스플레이·가전 등의 수요가 부진하고 제품 출하량과 판매량도 감소했다"며 "하반기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은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지난달 말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6만5000원에서 6만원으로 내렸고, 이베스트투자증권은 6만7000원에서 6만2000원으로, 신한금융투자는 7만3000원에서 6만4000으로, 키움증권은 6만3000에서 6만원으로, 현대차증권은 7만1000에서 6만4000원으로 각각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물론 길게 보면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더욱이 한국거래소가 삼성전자에 대해 시가총액 30% 상한제(CAP)를 적용하지 않는 걸로 가닥을 잡으면서 주가 변동성 우려가 완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기업가치와 무관한 매도 우려는 완화됐다"며 이달 말 규제 폐지가 확정된다면 향후 삼성전자는 기초 여건과 무관한 패시브 매도 물량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3.3%를 차지하는 반도체 부문은 분기부터 데이터센터 메모리 수요 증가에 따른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효과로 전사 실적 개선을 주도하며 IM과 가전(CE) 실적 부진을 상쇄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1분기에 실적 저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