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채권단은 현재 ㈜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밥캣으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난제는 주주들의 동의를 받아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경영 위기에 빠진 모회사 아래 두산인프라코어와 밥캣을 그대로 두면 이들 회사마저 자금난에 시달릴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와 밥캣은 두산중공업의 재무리스크에 따른 동반 부실 우려로 저평가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밥캣이 절연하는 방법 중 두산중공업 분할 후 합병설이 유력하다. 두산중공업을 사업회사와 두산인프라코어·밥캣 지분을 가진 투자회사로 분할 후 투자회사를 ㈜두산과 합병하는 방안이다. 이롷게 되면 두산중공업 아래는 100% 자회사인 두산건설만 남는다.
다른 안은 두산중공업이 가진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를 ㈜두산이 인수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두산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을, 두산인프라코어와 밥캣은 모회사가 ㈜두산으로 바뀌는 긍정적 효과를 각각 얻는다.
문제는 주주들의 반대다. 분할·합병설은 두산중공업이 자생 조건만 갖추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경영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자금 지원을 하던 자회사마저 잃게 돼 결국 두산중공업을 포기하는 셈이라 주주들의 원성을 사기 쉽다. ㈜두산이 두산인프라코어 지분을 인수하는 안도 쉽지 않다. 대규모 유상증자가 필요한데 주주 동의는 쉽지 않다.
두산중공업의 자구책에는 두산건설 매각을 통한 자금조달도 나온다. 다만 업황이 나빠 제 값에 팔릴지 미지수다.
국책은행은 두산중공업 지원 전제 조건으로 계열주, 대주주 등의 철저한 고통 분담과 책임이행, 자구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두산그룹은 이날 전 계열사 임원이 4월부터 급여 30% 반납을 하기로 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등도 급여를 반납한다. 두산중공업은 박지원 회장을 포함해 부사장 이상은 50%, 전무는 40%, 상무는 30%로 책정했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이 경영난으로 산업은행 등에서 1조원 지원을 받은 상황에 고통분담을 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