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지분형리츠(Equity REITs)는 38.6% 하락하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과를 기록했다. 1분기(1~3월) 다우지수가 23.2%, S&P500지수는 20.0%, 나스닥지수는 14.2% 하락한 것 보다 더욱 크게 하락한 것이다.
리츠는 총자산의 70%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과세소득의 90% 이상을 배당하도록 의무화돼 있어 실물 투자를 통해 장기적으로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통상 3년 이상의 장기 임대계약을 하기 때문에 주식 대비 변동성이 낮고 예측 가능하다는 점에서 중위험 상품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1분기 미국 리츠의 폭락은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번만이 아니라 1970년 이후 미국 지분형리츠는 2년 이내 30% 이상 하락률을 기록한 경험이 두 차례 더 있다. 1970년대 초반 오일쇼크 당시 37%, 2007년,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 32.5%, 71.2%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현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영향을 미쳤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대신증권은 “리츠가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어 보유 자산의 가치가 변하지 않더라도 금융시장 내 크레딧 위험이 커질 경우 낮은 신용등급으로 인해 자산가치와는 별개로 일시적으로 고위험군으로 분류되곤 하기 때문”이라며 “주가 사이클 별 성과를 보면 단기간에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때 리츠의 성과는 S&P500지수에 뒤처지는 반면, 주가 회복기에는 훨씬 빠르게 회복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상장리츠는 대부분 'BBB-' 이하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신증권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하면 실질 배당수익률은 지난해에 비해 1.5%포인트 이상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신증권은 금융시장의 신용 리스크가 줄어들면 리츠가 가진 낮은 신용등급과 저 유동성의 단점이 희석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연준의 확장적 통화정책이 2분기를 지나며 점진적으로 금융 시장의 신용 위험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2분기는 글로벌 리츠 비중을 확대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다만 대신증권은 리테일과 호텔 섹터의 FFO 변동성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이를 고려한 수익률이 4%대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섹터별로 리스크를 고려하고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호텔·리조트 리츠와 리테일(소매부문) 리츠는 연초대비 각각 54.8%, 48.8% 하락했다. 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재택근무 일상화로 오피스 수요 감소 전망이 나오면서 오피스 리츠 35.8%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에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경기 하강기에는 임대료 지불 능력이 확실하고, 앵커(최대주주)의 신용 리스크가 낮은 기업 위주로 접근하는 대응 전략을 써야 한다"며 "글로벌 리츠 가운데는 데이터센터 리츠, 물류센터 중심 산업용 리츠, 셀타워(기지국) 관련 인프라 리츠가 해당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