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얼어붙은 경기"...2월 생산·소비 9년 만에 최대폭 감소

2020-03-31 10:31
  • 글자크기 설정

산업생산 3.5%↓·소비 6.0%↓·설비투자 4.8%↓

동행 순환변동치 0.7p↓ 11년1개월래 최대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충격이 가시화했다. 2월 국내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감소하며 지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됐다. 3~4월에도 이 같은 충격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2월 전 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3.5% 줄었다. 이는 2011년 2월(-3.7%) 이후 9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다.

특히, 산업생산과 소비는 각각 전월보다 3.5%, 6.0% 줄며 '구제역 파동'이 있었던 201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도 3.5% 위축돼 2000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의 자동차 공장. [사진=연합뉴스]

산업생산 중 광공업생산은 전달보다 3.8% 줄었다. 2008년 12월(-10.5%) 이후 최대 감소다. 자동차부품(와이어링 하니스)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로 인해 자동차 생산이 27.8% 급감한 영향이 컸다. 감소폭은 자동차 업계 파업이 있었던 2006년 7월(-32.0%) 이후 13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자동차 산업은 전후방 연관 효과가 커 기계장비·전기장비 생산 감소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기계장비 생산은 5.9%, 전기장비는 9.0% 줄었다.

서버용 D램을 중심으로 반도체 생산이 전월보다 3.1% 늘었지만, 광공업생산 위축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광공업생산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4.1% 줄었다. 광공업 출하는 전월 대비 3.2% 줄어들었다. 1월(-3.6%)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제조업 출하는 자동차(-23.7%), 고무·플라스틱(-8.7%), 기계장비(-5.2%)를 중심으로 3.3% 줄었다. 다만 반도체 출하는 9.7% 증가했다. 내수 출하가 6.2% 감소했고 수출 출하는 전월보다 0.8%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보다 0.2% 늘었고, 재고율은 118.0%로 4.1%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103.7로, 전월보다 0.1% 감소했다. 제조업 가동률지수는 자동차·기계장비 등의 영향으로 6.4% 감소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7%로 전월 대비 4.9%포인트 하락했다.
 

[자료=통계청 제공]

서비스업생산은 전달보다 3.5% 감소했다. 금융·보험(2.1%) 등에서 증가했으나, 숙박·음식점(-18.1%), 운수·창고(-9.1%) 등이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여객업(-42.2%), 철도운송(-34.8%), 여행업(-45.6%)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역시 6.0% 감소했다. 감소 폭이 산업생산과 마찬가지로 2011년 2월(-7.0%) 이후 최대다. 의복 등 준내구재(-17.7%)와 승용차 등 내구재(-7.5%), 화장품 등 비내구재(-0.6%) 판매 모두 줄었다.

소매업태별로는 백화점 판매가 22.8% 줄고 면세점 판매도 34.3% 감소했다. 반면 무점포소매 판매가 8.4% 증가했고, 대형마트 판매도 5.1% 늘었다. 이는 소비자들이 감염을 우려해 외출을 자제한 결과로 해석된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확산한 2015년 6월 면세점 판매는 39.8% 줄고 무점포소매 판매는 9.6% 늘어난 바 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통계동향심의관은 "감염 예방을 위해 실내 생활을 하고 외식을 자제하다 보니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감소했다"며 "음식료품 판매가 5.4% 증가하고 공기청정기 등 가전 판매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자료=통계청 제공]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4.8% 줄었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15.4%)와 컴퓨터 사무용 기계 등 기계류(-0.1%) 투자가 모두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건설업체가 실제로 시공한 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도 3.4%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하락폭은 11년 1개월 만에 가장 컸다. 건설기성액과 비농림어업취업자수가 증가했으나 소매판매액지수, 서비스업생산지수 등이 감소한 데 따른다.

다만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3으로 보합을 보였다. 경제심리지수, 건설수주액 등이 줄었지만 수출입물가비율, 코스피가 증가하며 감소분을 상쇄했다.

안 심의관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보합이기는 하지만 구성지표가 코로나19와 같은 경기 외적인 충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3·4월에 걸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과 세계적 확산 영향이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통계청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