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2억7000만~12억8000만원에 팔리던 것을 지난 27일 12억원에 브리핑했어요. 매수자들도 이 정도 급매라야 설명을 들어보려 하지, 아니면 쳐다도 보지 않아요."(경기 수원시 광교자연앤힐스테이트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31일 찾은 서울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지역 부동산 시장은 거래가 뜸한 가운데 일부 급매물이 거래되며 시세를 수천만원 끌어내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경기권 시세 상승을 주도해온 '수·용·성(수원·용인·성남)' 지역도 상황은 유사했다. 일선 중개업자들은 3월 들어 거래가 전무하다시피 한 만큼, 실세 하락을 단정하기엔 시기상조라면서도 그 전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6월 안에 집 팔자"··· 세 부담 줄이려 분주해진 마래푸
마래푸 인근 부동산파트너공인 관계자는 "6월 안에 집을 처분해야 하는 집주인들이 나오면서 호가가 5000만원가량 빠졌다"고 했다.
다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6월 안에 팔면 양도소득세 중과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정책이 바뀜에 따라, 세 부담을 줄이려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고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파트너공인 관계자에 따르면 매도자는 호가를 소폭 하락 조정하고 있으나, 이마저 매수자가 쉽게 나서지 않는 상황이다.
성동구 금호동4가 '서울숲푸르지오' 60㎡(8층)는 지난 23일 1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1일 동일 평형 11층 매물이 11억원에 팔렸다. 금호동2가 '신금호파크자이' 59㎡는 이달 실거래가가 11억5000만원(14층)으로 지난달 12억원(10층)보다 5000만원 하락했다.
성동구 파크부동산 관계자는 "매도-매수자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원래 호가보다 1000만~2000만원 정도 다운시키는 분위기"라고 했다.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 124㎡의 지난달 실거래가는 27억9800만원(4층)이었다. 지난해 12월 로열층 최고가 35억8000만원(45층) 대비 8억원 낮은 급매물이다.
래미안첼리투스 인근 신라공인 관계자는 "해당 급매물은 한강 조망권이 확보되지 않은 저층에 동북향"이라며 "일반 124㎡는 아직도 호가가 40억원까지 간다"고 했다.
◆수·용·성도 흔들··· "직전 실거래가보다 1억원 빠진 급매도"
광교자연앤힐스테이트 인근 다산공인 관계자는 "직전 실거래가보다 7000만~1억원 빠진 가격에 급매가 하나씩 나오고 있다"며 "이 정도 급매에는 수요자들이 관심을 갖지만, 정상가격은 쳐다도 안 보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어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세 부담이 가장 큰 듯하다"며 "또 심리적으로 불안하니 현금을 확보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광교자연앤힐스테이트 전용 84㎡(33평)는 지난 1월 14일 12억3000만원에 거래됐고, 지난 2월 19일에는 12억6500만원에 팔렸다. 이어 지난 3월 6일에 12억7500만원에 실거래됐다.
용인시 죽현마을 아이파크 인근 아침공인 관계자는 "아이파크에 다주택자가 많은 편인데, 세 부담을 크게 느끼는 다주택자들은 직전 실거래가보다 3000만원 정도 낮은 가격에 물건을 내놓는다"며 "급매조차도 빨리 계약되진 않는다"고 했다.
성남시 탑마을선경1단지 인근 행운공인 관계자는 "8억5000만원 아니면 안 된다던 집주인이 8억3000만원을 부르고, 7억9000만원 아니면 안 된다던 집주인이 7억6000만원을 부른다"며 "호가 기준으로 2000만~3000만원 빠졌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했다.
탑마을선경1단지 전용 101㎡는 지난해 12월 28일 8억9600만원에 팔렸다. 지난 6일에는 8억8800만원에, 25일에는 8억2460만원에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