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희 소장은 거의 두달째 휴일 없이 출근 중이며 전날에도 밤을 새워 정신이 없다며 일단 양해를 구했다. 이어지는 회의에 잠시의 짬을 낼 틈도 없었다. 지난 19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인천공항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 시 유증상자 입국이 급증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던 김상희 소장에게 이후 어떤 조치가 취해졌는지 물어봤다.
김 소장은 “입국자 20~30%가 유증상자일 만큼 증상이 있다고 신고하는 신고민감도가 굉장히 높아졌다. 검역대에서 증상자와 유증상자를 엄격히 구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 유입 확진자를 지역사회에서 발견하는 것보다 검역대에서 발견하는 것이 지역사회 전파를 최소화하는 데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역대에서 무증상자였지만 감염원 통과를 막기 위해 워킹스루 선별진료소도 설치하는 등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고, 인천공항도 최대한 협조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어려움도 많다. 만성적인 인력 부족은 물론이고 각종 민원까지 늘었다. 김 소장은 "최근 해외에서 들어오신 분들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는 공간이 협소하다며 관련 기사가 나기도 하는 등 지적이 많아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 워킹스루 선별진료소가 설치·운영된 오늘(27일) 독일영사관에서 항의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유럽발 입국자에 대한 전수조사로 독일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차별대우라며 항의해 왔다는 것.
이어 김 소장은 "현재 전 세계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를 다 검사하고 있지만 위험도별로 분류하고 유럽이나 미국에서 들어오는 분들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는 한편, 현 시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김 소장은 "검체 채취 후 결과가 나오기까지 8시간가량 걸리는데 이분들이 결과를 들을 때까지 대기할 장소가 협소하다. 공간부족으로 임시대기시설을 별도로 확보하지 못했는데, 임시대기실 공간이 가장 필요하다. 가능한 한 빨리 확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온 분들도 무증상 입국했지만 추후 증상이 발현될 수도 있으니 해외에서 오신 분들은 2주간은 엄격히 자가격리하는 것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인천공항 검역소를 비롯해 전국 검역소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검역소 인력은 450여명으로, 최소 적정 인원보다 80여명이 부족한 상황. 김 소장은 "인천공항 검역관들이 유증상자들이 너무 늘어서 인력부족으로 힘들지만 사명감으로 열심히 버텨주고 있다. 인천공항 직원 모두에게 감사한다. 주어진 상황에서 검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