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법 뜯어보기②] 전문개인투자자 명시, 조건부지분인수권 포함

2020-03-2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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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법 제정으로 개인들의 벤처투자 환경도 좋아졌다. 벤처투자 업계에 정부 및 민간자금이 급격히 쏠리면서 관련 투자 전문가 육성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는데, 전문개인투자자를 명시해 이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벤처투자법에는 전문개인투자자 등록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종전까지 전문적인 개인벤처투자는 전문엔젤투자자 자격을 부여받아 왔다. 투자실적, 경력, 자격요건 등을 따져 전문엔젤투자자를 확인해 주는 형태였다. 반면, 벤처투자법에서는 일정 요건을 갖추면 투자자가 전문개인투자자로 등록할 수 있고, 확인기관의 장은 투자확인서를 7일 이내에 발급해주도록 완화됐다. 확인제가 등록제로 바뀐 것이다. 현재 관련 업무는 중소벤처기업부가 한국엔젤투자협회에 위탁 중이다.
 

벤처투자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입법예고됐다.[사진=국민참여입법센터 캡처]


전문개인투자자 등록요건은 시행령에 자세히 나와 있다. 벤처기업이 신규로 발행하는 주식 또는 지분을 최소 3년 이내에 1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거나 기술사, 변호사, 공인회계사, 경영지도사, 기술지도사 등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면 된다. 이공계열 학사학위 소지자로서 국공립연구기관, 정부출연기관에 4년 이상 종사하거나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등에서 2년 이상 투자심사 업무를 해도 전문개인투자자가 될 수 있다.

조건부지분인수계약도 명시됐다. 조건부지분인수는 투자자가 벤처기업에 투자할 때 투자금액을 먼저 지급하고, 후속투자의 기업가치 평가에 연동해 지분을 확정받는 제도다. 벤처기업은 매출과 이익 대신 성장 가능성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하기 때문에 투자자나 창업자 모두 평가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미국 등 해외에서는 조건부지분인수계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형태의 계약을 종종 맺어왔지만, 명확한 법적 근거는 없는 상태였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투자자들과 밸류(기업가치)‧지분율을 후속투자에 연동하는 형태의 계약을 논의한 적이 있는데, 국내에는 제도적 기반이 없어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투자를 받을 때도 우리 기업이 제대로 된 밸류로 평가받고, 투자 유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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