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에서 보자" 한·미 대학가의 새 일상

2020-03-2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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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회의 서비스 '줌',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확산으로 주가 2배 상승... 美 대학가선 "줌에서 보자" 인사 일상화

전 세계 증시가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동반 하락을 거듭할 때도 클라우드로 온라인 회의 서비스(SaaS)를 제공하는 미국 기업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줌)은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코로나19가 막 확산되기 시작한 1월 초 주당 68달러였던 줌의 주가는 20일(현지시간) 주당 130.5달러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23일 미국 NBC뉴스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전면 온라인 강의에 들어간 미국 대학가에선 학우들끼리 "줌에서 보자"고 인사하는게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수천 곳에 달하는 미국 대학의 절반 이상이 줌을 온라인 강의를 위한 표준 서비스로 채택했기 때문이다. 이에 3월 초부터 미국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 무료 앱 코너에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냅챗 등을 제치고 줌 앱이 1위를 차지했다.
 
 

온라인 강의 모습.[사진=줌 제공]

줌의 인기는 이제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서울대, 연세대, 한밭대 등 온라인 강의로 1학기를 시작한 한국 대학들도 줌을 활용해 온라인 강의를 진행한다. 실명참여, 출석체크, 질문하기, 토론하기 등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제공하고, 화질과 음질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PC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국내외 학생 모두가 쉽게 이용할 수 있고, 모든 강의 내용을 유튜브로도 송출할 수 있다. 모든 재학생 온라인 강의라는 초유의 사태에 기존에 구축한 온라인 강의 시스템이 버티지 못하고 다운되는 것도 대학들이 클라우드 서비스인 줌을 선택한 한 가지 이유다.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 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서울대 전역에서 줌을 활용한 비대면 강의가 진행됐다.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도 비대면(온라인) 강의를 지난 주부터 시작했다.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은 실리콘밸리의 남태희 스톰벤처스 대표를 연사로 초빙해 강의를 진행하는 등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온라인 강의의 이점을 살려 최대한의 교육 효과(레버리지)를 끌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줌은 중국계 미국인 에릭 유안(51)이 2011년 창업한 회사다. 산동과기대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미국으로 이민온 그는 1997년 '웹엑스'라는 스타트업에 합류해 온라인 회의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청춘을 바쳤다. 웹엑스가 시스코에 32억달러에 인수된 후 유안은 웹엑스를 개발하는 800여명의 엔지니어를 이끄는 임원의 자리까지 올랐다.

하지만 웹엑스의 사용법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모바일 화면 공유와 같은 신 기능이 빠르게 적용되지 않는 점에 실망한 유안은 자신의 청춘을 바친 웹엑스를 떠나 줌 창업에 나섰다. 유안은 줌은 웹엑스와 달리 쉽고 간단해야 하며 모바일 친화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줌의 시장 영향력이 확대되자 시스코도 줌을 벤치마킹해 웹엑스를 이용자·모바일 친화적으로 개량했다.

에릭 유안이라는 같은 아버지를 둔 두 서비스와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는 지금도 전 세계 온라인 회의 시장의 패권을 두고 삼파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의 경우 경희대, 동국대, 성균관대, 홍익대 등은 줌 대신 시스코 웹엑스를 온라인 강의 서비스로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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