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외국어 표현에 대한 일반국민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국어 표현 3500개에 대한 일반 국민 이해도를 측정한 점수가 100점 만점에 평균 61.8점으로 조사됐다. 60대 이하는 66.9점이었지만 70세 이상은 28.4점으로 세대 간 이해도 차이가 컸다.
3500개 외국어 표현 중 응답자 60% 이상이 이해하는 건 1080개(30.8%)에 불과했다. 세대별로 보면 60대 이하에서 60% 넘는 사람이 이해하는 단어는 1378개(39.4%)인 반면 70세 이상에선 242개(6.9%)에 그쳤다.
이러한 격차는 특히 정보통신 관련 단어에서 두드러졌다. ‘QR코드·팝업창·키워드·모바일앱·패스워드·스쿨존·노키즈존’ 등 346개 표현은 60대 이하와 70세 이상이 이해하기 쉽다고 응답한 비율이 단어마다 50% 이상 차이가 났다.
한편 이번 조사를 통해 일반 국민 74%가 일상에서 외국어나 외국 문자 등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상에서 외국어 표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비율은 36.1%였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외국어 표현 사용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코호트 격리'와 '드라이브 스루' 등 어려운 외국어가 계속해서 쓰인다면 감염병에 가장 취약한 고령층이 지속적으로 정보에서 소외될 수 있다. 국어기본법에는 공공기관 등이 공문서를 작성할 때 일반 국민이 알기 쉬운 한글 용어와 문장으로 작성하고 특별한 경우 괄호 안에 한자나 외국 글자를 병기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처럼 사회적 소통이 중요한 상황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정부와 언론의 쉬운 우리말 사용 노력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은 어려운 외국어 표현으로 일반 국민이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 대체어를 제공하는 '새말모임'을 지난해 말부터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