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전자 계열사의 최고 경영진들이 올해 기술 리더십 강화와 프리미엄 제품 확대를 통한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자신했다.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전기 등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들은 18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올해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어느 때보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팽배하지만, 삼성은 초격차 기술을 확대해서 글로벌 1위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 등 대외 불확실성에도 반도체·5G 산업 성장 기대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는 “인공지능(AI)과 차량용 반도체 산업 성장,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투자 증대, 5세대(5G) 통신망의 본격적인 확산 등 신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반도체 수요는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분야에서 차세대 공정 개발로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확대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김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메모리에서 4세대 10나노급 D램과 7세대 V낸드 개발로 기술 격차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차별화된 제품 개발을 통해 신성장 시장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했다.
스마트폰과 가전 분야도 5G와 Q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 확대로 시장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 사장은 “삼성전자는 무선 사업에서 플래그십 모델부터 A시리즈까지 5G 라인업을 확대하고,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력도 강화해 확장된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 사장은 시장 점유율이 낮은 중국 시장 전략에 대해 “지난해 유통, 영업을 현지화하면서 완전히 개편했다”면서 “조직개편 리더십 변경을 통해 이익 구조를 마련했고, 폴더블폰 등 프리미엄 제품이 중국 시장에서 사랑받는 것을 확인했다. 중국 업체가 만들지 않는 차별화된 모델을 통해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현석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은 “생활가전 사업은 기존 가전 제품에 혁신을 더한 제품을 지속 출시해 프리미엄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면서 “소비자 연구를 기반으로 혁신적인 가전제품을 지속 출시해 소비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이 보이면서, 삼성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김 사장은 “코로나로 인해서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크게 증가해 미래 예측하기가 상당히 힘들다”며 “유통이나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많은 연구를 통해서 파악하고 사업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기·SDI “코로나 사태 불구, 경영목표 달성하겠다”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기술 리더십을 확고히 해서 성장하는 AI·빅데이터 분야에서 주역이 되겠다고 했다.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 사태 등 올해 경영 상황을 지켜봐야 알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차세대 기술에 필요한 핵심부품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차별화된 기술력과 최강의 제조현장을 바탕으로 좋은 경영 성과를 만들겠다고 주주들에게 선언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전반적으로는 어려운 환경이 예상되지만 시장과 기술의 흐름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강한 실행력으로 올해 수립한 경영 목표를 달성해 나가겠다”며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한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주총 혼란 없이 마무리
이날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총은 지난해(1000명) 절반 수준인 주주 400여명만 주총장을 찾아 혼란 없이 2시간여 만에 끝났다.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과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사장) 사내이사 선임, 이사보수 한도 승인 안건도 원안대로 의결됐다. 삼성SDI와 삼성전기도 사외이사 선임안 등이 논란 없이 통과되며 40분 만에 주총을 마쳤다.
김기남 부회장은 “2020년은 미래 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을 만들어갈 원년”이라며 “전 임직원이 한뜻으로 힘을 모아 다가오는 미래 반세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