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언론인 또 추방...미중 언론전쟁 격화

2020-03-18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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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WP·WSJ 기자에 "10일래 기자증 반납" 요구

美, 자국내 中언론사 직원수 제한...맞불로 해석

폼페이오 "유감스럽다...언론의 자유 촉구"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갈수록 언론 분야로 번지고 있다. 미국이 자국에서 근무하는 일부 중국 주요 언론매체의 직원 수를 제한한 지 15일 만에 중국이 자국 주재 상대 언론에 대해 추방을 명령하면서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중국에 주재하는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들에게 10일 이내에 그들의 기자증을 반납할 것을 요구했다. 기자증 반납을 통해 사실상 추방 조치를 내린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이들 기자가 중국 본토나 홍콩, 마카오에서 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상호주의'를 거론하며 NYT와 WP, WSJ, 미국의소리(VOA) 방송, 타임지의 중국 지국은 중국 내 직원 수와 재정 및 운영 상황, 부동산 등에 대한 정보를 서면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 언론이 미국에서 겪은 부당한 탄압에 대응해 부득이하게 취한 조치"라며 이달 초 미국이 중국 언론에 취한 맞대응 조치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것은 불행한 일이다. 그들(중국)이 재고할 것을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보가 투명한 시대에 중국 국민들에게 좋은 언론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배제하기로 한 중국의 결정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무역·환율에 이어 언론 분야로까지 빠르게 확전되고 있다. 중국의 이날 조치도 최근 미국과 벌이고 있는 보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월 18일 미국 국무부는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新華社), 중국국제라디오, 중국국제텔레비전(CGTN), 차이나데일리(중국일보)를 포함한 5개 언론사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선전 기관이라며 '외국 사절단'에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매체들은 현재 미국에 갖고 있는 자산을 신고해야 하고 향후 새로운 자산 매입시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중국도 맞불 조치로 반나절 만에 자국 주재 WSJ 기자 3명의 기자증을 회수한다면서 사실상 추방 조치를 취했고, 이에 질세라 미국 국무부도 지난 2일 자국 내에 근무하는 중국 관영 주요 언론매체의 중국인 직원 수를 제한할 것이라며 맞대응에 나섰다. 

미국과 중국은 1단계 무역합의를 맺고도 갈등이 계속되는 양상이다. 미국은 최근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상대로 한 행정·사법 압박 수위를 부쩍 높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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