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가구기업 한샘과 침대기업 에이스침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피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모범이 되고 있다.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해 대리점과 고통을 분담하는 것은 물론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대구·경북 지역에 기부하는 등 온정의 손길도 내밀었다. 그러나 나머지 가구기업들은 아직까지 지원 검토 단계에 머무르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11일 한샘은 올해 3~4월 두 달간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 40개 상생형 표준 매장에 입점한 약 280개 대리점 임대료를 감면하기로 했다. 대구·경북 지역은 전액, 그 외 지역은 50% 감면한다. 지원금은 두 달간 총 8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리점들은 매월 지출될 수밖에 없는 고정비를 축소해 매장 운영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게 된 셈이다.
전날에는 지역사회에 구축된 자사의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코로나19 극복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피해 복구를 위해 9일 시공 협력기사로 구성된 ‘한샘 긴급물류지원단’을 편성하고 한 달간 구호물품 수송 지원에 나섰다. 전국 각지에서 ‘대구스타디움’에 모인 마스크, 방역복, 손소독제, 헤어캡 등 의료용품과 도시락, 생수 등 구호물품을 지역 내 병원, 보건소, 생활치료센터 등으로 긴급 수송한다.
에이스침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리점주를 위해 이번 달 총 11억원을 1차로 투입했다. 영업 피해가 큰 대구·경북 지역 대리점 34개점을 포함, 전국 240개 매장에 임대료와 대리점 점주가 지급해야 할 매장 직원 월급 일부를 지원한다. 특히 대구·경북 대리점 임대료는 최소 3분의 2를, 인건비는 최소 150만원 이상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대리점주들은 판매 사원들의 일자리를 보전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지원은 이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대리점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이어나갈 방침이다.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피해를 입고 있는 대리점 경영주 분들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특별 지원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지원으로 매장 임대료와 직원 인건비 부분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외 나머지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한 자체적 규정은 준수하고 있지만 상생안 마련은 더딘 모습이다. 현대백화점그룹 현대리바트, 신세계 까사미아는 각각 그룹 차원에서 성금 지원에 나섰을 뿐, 별도의 안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공룡' 이케아 역시 2시간 단축근무를 시행하는 데 그쳤다. 퍼시스, 일룸, 시디즈 등을 운영하는 국내 가구기업 3위인 퍼시스그룹도 자체 매뉴얼 대응 외에는 아직까지 별다른 지원책은 없다. 퍼시스그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지원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