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뷰] 알리바바 마윈과 타다 이재웅…혁신이 상생하는 법

2020-03-1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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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코로나19 직격탄 입은 소상공인 살리기

대출이자 면제, 물품대금 대신 결제, 스트리밍 서비스 제공 등

타다, 혁신과 상생 사이 균형의 어려움 보여줘

300만장.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 일본, 이란에 보낸 마스크 개수다. 지난달에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중국 정부 연구기관에 약 170억원도 기부했다. 알리바바는 코로나19가 발발하자마자 후베이성을 위해 2000억원 규모의 기금 조성계획도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을 살리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알리바바 은행’이라고도 불리는 순수 인터넷은행, 마이뱅크는 물품 결제일까지 버틸 수 없는 업주들을 위해 미리 물품 대금을 결제해준다. 이른바 ‘결제일 제로(0)’ 프로젝트다. A라는 화장품 업체가 1000만원어치 물건을 발주하고 나서 보통 한두 달 후에야 받을 수 있는 결제 대금을 마이뱅크가 미리 앞당겨 지불하고 A가 나중에 결제대금을 받으면 갚는 방식이다. 매출 없이는 당장 한두 달도 버티기 힘든 소상공인의 숨통을 틔워 주기 위함이다. 마이뱅크는 대출이자도 대폭 낮췄다. 중국 현지 25개 은행과 협력해 소상공인 전용 대출이자를 20% 내린 것. 특히 후베이성 소재 소상공인에겐 석 달간 무이자 대출도 약속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알리바바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는 코로나19로 장사를 못하게 된 기업들에게 아무 조건 없이 자사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2월 한달 타오바오에 새로 입주한 업체만 100만곳에 달했다. 하루 평균 3만명이 타오바오에서 온라인 점포를 개설한 셈이다. 타오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음식점은 음식을 팔았고, 부동산 업체들은 집을 팔았고, 자동차 업체들은 차를 팔았다. 기업들은 수익을 올렸고, 타오바오의 스트리밍 비즈니스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알리바바는 코로나19로 영업을 중단한 업체들의 직원 급여 문제도 해결해줬다. ‘공유직원’ 방식을 통해서다. 알리바바 산하 신선마트인 허마셴성은 코로나19로 신선식품 주문이 폭주해 인력이 모자랐는데, 이를 코로나19로 쉬고 있는 서비스 업종의 유휴 인력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식당, 백화점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이 허마셴성의 면접·트레이닝·실습·방역훈련 등을 거쳐 마트 내 포장·분류·진열·배달 등 업무에 투입됐다. 급여는 하루치씩 계산해 허마셴성에서 지불했다. 그만두고 싶으면 언제든지 그만둘 수도 있다. 공유직원 방식으로 호텔·노래방·식당·영화관·백화점·쇼핑센터 등 40여곳의 수천명 직원들이 허마셴성에서 근무했다. 각 지방정부는 기업들에 허마셴성의 공유직원 방식을 모방해 유휴 직원 문제를 해결하라고 독려했다. 현재 ‘공유직원’ 모델은 징둥닷컴, 레노버 등 다른 기업으로까지 확대됐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알리바바의 혁신과 상생 경영 정신은 더 빛났다.

"성공을 원한다면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라. 알리바바도 그렇게 시작해 성공했다." 2018년 2월 방한한 마윈이 강연에서 했던 말이 문득 떠오른다. 중소기업을, 청년을, 여성을 어떻게 성공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오늘날 알리바바가 성장했다. 전자상거래를 이용한 '600만개 구멍가게 살리기', '가난한 농촌마을 살리기', 개발도상국을 위한 ‘인터넷 실크로드’ 구축까지, 알리바바의 경영은 혁신과 상생으로 요약된다.

그런데 요새 우리나라를 보면 혁신과 상생은 공존할 수 없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타다 얘기다. 대통령이 '혁신적인 영업'이라고 칭찬했을 정도로 타다는 모빌리티 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택시 업계와 '상생'을 이뤄내지 못한 '죄'로 결국 멈출 수밖에 없는 처지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이른바 '타다금지법'을 놓고 이재웅 타다 대표는 "혁신적 영업 진출이 막히는 법"이라고 하는데, 국회는 “택시업계와 상생을 도모하는 법”이라고 주장한다. 혁신과 상생 사이의 합리적 균형점을 찾기 위해 아직 우리나라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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