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롯데 드라이브] 신동빈, 호텔·건설·쇼핑·칠성 등기임원 사임 이유는

2020-03-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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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상장 포석 분석…법 따른 불가피한 선택 가능성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롯데쇼핑, 호텔롯데, 롯데건설 등 주요 계열사 등기임원 자리에서 물러나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오는 22일 롯데쇼핑 사내이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해 말 사임계를 제출했다. 롯데쇼핑 등기임원에 오른 지 20년 만이다. 앞서 신 회장은 2006년 롯데쇼핑 대표이사가 됐지만 2013년 물러났다. 다만 신 회장은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등기임원직은 계속 유지해왔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신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7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이에 신 회장은 작년 말에는 호텔롯데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고 1월 말에는 롯데건설 대표이사직도 내려놨다. 호텔롯데에서는 비등기 임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신 회장은 롯데칠성의 사내이사직 역시 그만두기로 했다.

건설·부동산 유관 계열사는 등기임원의 사법 리스크가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호텔롯데의 경우 상장을 앞두고 있어 예비심사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점을 사전에 차단한 조치로 해석된다.

부동산개발업법에 따르면 부동산개발업을 영위할 수 없는 결격사유로 ‘배임 등의 명목으로 죄를 범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거나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자’라고 명시돼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회장의 사임 배경에 대해 “지난해 대법원에서 집행 유예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한 영향으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현재 그룹 계열사 중 대표이사를 맡은 롯데지주와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에프알엘코리아 등 사내이사직을 맡고 있다.

신 회장의 사내이사직 사임으로 호텔롯데 상장 작업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5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호텔 부문에선 인수·합병(M&A)을 포함해 향후 5년간 현재의 2배인 전세계 3만 객실 체제로 확충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 회장은 오는 6월 미국 시애틀에 고급 호텔을 오픈하는 데 이어 영국 호텔 인수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일본에서도 향후 3~4년에 걸쳐 도쿄 등에 호텔 수를 적극 늘리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한 ‘뉴 롯데’의 핵심 과제다. 신 회장의 뉴 롯데는 한국 시장에 무게를 실으면서 ‘일본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는 방식으로 가는 셈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 지배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하는데, 호텔롯데 상장은 이 과정의 필요조건이다. 상장을 통해 일본 주주 지분율을 50%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지분 99%를 가지고 있다. 롯데지주 출범 이후 대부분 계열사는 롯데지주 지배를 받고 있지만, 일부 계열사는 호텔롯데가 최대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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