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전문가 “의료전달체계 프레임 전환해야…2개월이 골든타임”

2020-02-1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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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내 두 번 검사 등 기준 완화하지 않으면 병목현상 발생

장기전 대비…보건소와 경증‧중증 병원 분리해 환자 받아야

19일 오후 대구시 중구 경북대학교 병원에 긴급 이송된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본, 싱가포르에 이어 한국도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됐다.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지역사회 전파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상황에서 정부 대응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감염원인을 알 수 없는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 모인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황에 맞는 방역전달체계로 개편하는 등 대응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일본이나 싱가포르보다 2주 정도 지역사회 감염이 늦게 나타난 건 (우리가) 초기대응이 성공해서라고 본다”며 “이는 (지역사회 전파 대응에) 상당히 많은 것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젠 2차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2차 방역 단계로 프레임을 전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새로운 코로나19 의료전달체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예를 들어 지금은 24시간 안에 두 번 검사를 진행하는 등 매우 보수적인 기준을 갖고 격리를 해제한다. 어느 정도면 감염력이 없다는 완화된 기준을 세우지 않으면 병목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임영진 대한병원협회 회장은 보건소와 병원의 역할 분담을 제시했다. 그는 “보건소에 코로나19 진단검사에 집중하는 일차스크리닝 역할을 맡기고 코로나19 환자를 경‧중증으로 나눠 치료병원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차출된 의료 인력이 번갈아 가며 선별진료소를 지켜야 하는데다 코로나19 의심환자의 검체를 채취하기 위해 방호복을 비롯한 각종 보호장구를 갖추고 대기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업무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를 대비하기 위해선 의료 인력을 잘 관리해야 한다”며 “피로누적을 호소하고 있는 500여 선별진료소 의료진의 진료업무 부담을 덜어줘 진료에 집중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전했다.

허탁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도 경증과 중증을 나눠 환자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구에서 가장 큰 응급실 세개가 폐쇄됐다. 폐쇄가 답은 아니다. 이 환자가 경증인지 중증인지에 대해서 먼저 파악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의심환자 수용할 시설이 점점 늘어나면서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해선 보건소, 경증‧중증 병원 등을 나눠 환자를 받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개월 안에 지역사회 전파에 대응할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해선 2개월이 골든타임”이라면서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참여와 정부의 약속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엄 교수는 “앞으로 중요한 것은 환자의 조기 발견이다. 이를 위해선 진단검사를 확대해야 한다”며 “검체채취 기관은 안전한 환경이 보장돼야 하는데 이 부분이 쉽지가 않다. 중소 병원이 검체채취에 참여하기 위해선 적절한 보상이 따라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입원이 필요한 폐렴 환자는 선제 격리를 통해 다른 환자와 분리해야 한다. 이때도 병원에선 선제격리(음압실)실 확보 및 운영의 어려움이 있다. 경영 손실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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