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물에 탄산가스를 주입한 ‘탄산수’는 일반 생수에 비해 2배 가량 비싸게 팔린다. 최근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오히려 점유율 선점을 위해 유통채널과 제조사 간 가격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한국부인회총본부에서 벌인 ‘탄산수 가격 및 소비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탄산수 같은 제품을 유통채널별로 가격 비교한 결과 대형마트가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은 대형마트 대비 1.7배 정도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주요제품별 100㎖ 가격을 비교하면 기존 브랜드(NB)는 롯데칠성음료 ‘트레비’ 231원, 한국코카콜라 ‘씨그램’ 261원, 일화 ‘초정탄산수’ 238원으로 나타났다.
수입 대표 탄산수인 페리에는 100㎖당 472원으로 가장 비쌌다.
제조사들은 탄산수의 경우 탄산음료와 공정이 달라 제조비용이 높다고 설명했다. 제품 자체에 마진(이익)이 높지 않다는 얘기다.
한국부인회총본부가 국내 유명 탄산수 제조사 두 곳에 서면으로 질문한 결과, 탄산수가 일반 생수에 비해 가격이 높은 이유는 이산화탄소의 압력을 견디기 위해 병과 병뚜껑의 두께가 두껍기 때문이다. 여기에 향을 추가하는 추가 공정이 진행되기 때문에 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롯데홈쇼핑 소비자보호실장은 “탄산수의 경우 탄산음료나 커피류에 있는 카페인이 없기 때문에 그 대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라며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서는 판매사들이 유통마진을 줄이면서 온라인 소량주문을 가능하게 한다면 앞으로 탄산수가 탄산음료를 대체하는 가성비 좋은 상품으로 판매 증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웅진식품의 경우 탄산수 ‘빅토리아’를 온라인으로만 판매해 쏠쏠한 재미를 봤다. 2018년 한 해만 빅토리아 매출은 120억원에 달한다. 최근 12번째 맛까지 출시했다.
다만 국회입법조사처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탄산수의 경우 주원료인 원수가 천연광천수인지 인공 처리한 먹는 물인지 구분하고 있지 않다. 탄산수에 대한 뚜렷한 식품기준 규격이 없어 합리적인 관리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