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이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 확장을 위해 폴란드에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폴란드 공장은 LS전선의 유럽 진출 교두보로, 2017년 첫 진출한 곳이다. 이번 추가 투자는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회사로 입지를 다지겠다는 LS전선 ‘2030 글로벌 비전’의 일환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최근 폴란드 남서부 지에르조니우프시에 있는 전기차 배터리 부품 법인(LS EV Poland)에 수백억원을 투자해 공장 증설에 나섰다. 현지에서는 투자규모를 400억~500억원 수준으로 파악했다.
2차 투자는 1차보다 대규모로 이전 부지보다 3배가량 큰 9만8000㎡ 규모의 공장을 건설한다. 공장이 완공되면 전기차 배터리용 부품 캐파(생산능력)는 60만대분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LS전선이 기존 사업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부품 사업을 통해 본격적으로 유럽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구자엽 LS전선 회장이 연초에 발표한 2030 글로벌 비전에도 부합한다. 당시 구 회장은 “아시아와 중동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전세계 균형된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란드 공장은 전기차 배터리 모듈과 셀 제조에 필요한 부품 인터커넥션보드(ICB), HV커넥터, 버스바(Busbar) 등을 만들어서 LG화학에 주로 납품한다.
올해는 전기차 확산 원년으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한다. 이에 늘어나는 배터리 부품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LS전선이 투자에 나선 것이다.
LS전선 폴란드 법인은 올해 인근 브로츠와프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납품을 시작으로 유럽 완성차 업체로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LG화학은 현대·기아차 등 국내 브랜드뿐 아니라 대부분 유럽 완성차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실제 폴란드 인근에는 현대·기아차 유럽 공장이 있다. 국경을 15㎞ 앞에 두고 있는 체코 오스트라바 현대차 공장에서는 다음달부터 코나EV를 생산한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도 기존 라인업의 친환경차 모델을 올 상반기에 본격 양산한다. 이에 LS전선 폴란드 공장은 LG화학 납품뿐 아니라 완성차 업체로 직접 납품 등도 용이하다.
LS는 그룹 차원에서도 전기차 배터리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자회사 LS알스코 지분 49%를 매각해 전기차 배터리용 알루미늄 부품 사업을 신규로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 중국에 전기차용 하네스와 배터리 부품 공장도 운영 중이다.
LS그룹 미국 자회사인 ‘슈페리어 에식스(SPSX)’는 유럽 권선(구리전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2018년에 250억을 투자해 세르비아에 공장을 지었다. 이 공장에서 만드는 전선은 전기차에 주로 들어간다.
LS전선 관계자는 “기존 전선 사업은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업 모델을 혁신하고, 전기차 부품 사업은 신성장동력으로 키울 계획”이라며 “폴란드 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생산능력보다 2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