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꼴찌' 현대오일뱅크, 작년 '위기에 강한 면모' 재현

2020-02-0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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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4사 전체 실적둔화…수급악화에 정제마진 하락

현대오일뱅크, 年 영업이익 5년만에 S-OIL 앞질러

[각사 CI 취합]

[데일리동방]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GS칼텍스, S-OIL(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가 지난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3분의 1 가까이 줄었다.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급락하면서다. 이 같은 전반적인 실적부진에도 업계 4위로 꼴찌인 현대오일뱅크는 3위 S-OIL을 영업이익 규모 면에서 앞질러 '위기에 강한' 면모를 다시 한번 나타냈다. 현대오일뱅크가 수익성에서 S-OIL을 앞선 것은 지난 2014년 정유업계 대규모 적자사태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 정유업계, 정제마진 약세에 수익성 32.7% 감소

6일 정유 4사 중 실적발표 마지막 주자로 나선 업계 2위 GS칼텍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33조2615억원, 영업이익 879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연간실적 대비 매출액은 8.5%, 영업이익은 28.7% 줄었다. 지난해 4분기 들어 정제마진이 약세를 보이는 등 정유사업 실적이 부진해진 탓이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연간 매출은 21조1168억원, 영업이익은 522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동기 대비 각각 1.8%, 21.0% 감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1일 실적발표를 마친 업계 1위 SK이노베이션도 같은기간 매출액 49조8765억원, 영업이익 1조2693억원에 그쳐 매출은 8.5%, 영업이익은 39.6% 줄었다. S-OIL의 경우도 매출액은 24조3942억원으로 4.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492억원으로 28.8% 감소했다.

이에따라 지난해 정유4사의 전체 매출은 128조6494억원, 영업이익은 3조119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합산실적 대비 매출액은 137조8408억원에서 6.7% 감소하는 데 그친 반면, 영업이익은 4조6379억원에서 무려 32.7% 줄었다.

정유업계가 석유화학·윤활유 사업 등으로 비정유부문을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유사업 비중이 큰 탓에 글로벌 수급환경에 따라 수익성이 큰 폭으로 흔들리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올해부터 시행하는 선박유 황함량 규제를 앞두고 지난해 4분기부터 벙커C유 가격이 폭락,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해 11월 셋째주 배럴당 -0.6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12월 월평균 정제마진도 -0.1달러로 하락한 바 있다. 주간 및 월간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1년 이후 18년 만이다.

◇ '위기에 강한' 현대오일뱅크 면모 또 빛났다 

정유업계의 전반적인 실적악화 속에서도 현대오일뱅크의 '선방'이 두드러졌다. 업계 4위인 현대오일뱅크는 연간 매출액(21조1168억원) 기준으로는 S-OIL(24조3942억원)에 뒤쳐졌지만, 영업이익(5220억원) 규모에서는 S-OIL(4492억원)을 앞섰다.

지난해 4분기를 떼어놓고 보면 현대오일뱅크는 영업이익 1090억원을 기록, SK이노베이션(1225억원)에 이어 업계 2위에 달하는 수익성을 보였다. 같은기간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은 S-OIL(386억원)은 물론, GS칼텍스(945억원) 보다도 많았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4년 저유가 여파로 정유업계가 수천억원에 달하는 적자에 빠진 상황에서도 홀로 1928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4분기에도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18년 만에 마이너스에 진입하는 등 업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현대오일뱅크는 연간 영업이익 3위, 분기 영업이익 2위로 올라섰다. 위기 때마다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던 현대오일뱅크의 저력이 다시 한번 드러난 것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정유설비를 꾸준히 증설하고 고도화 경쟁력을 높여 원유다변화에 나선 것이 가격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고수익 석유제품 발굴 차원에서 해상유 및 저유황유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료=각사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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