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16번,18번째 확진환자가 잇따라 발생한 광주광역시 광산구 수완동에 있는 광주 21세기병원 부근은 평소와 다름없이 평온했다.
이 병원이 휴진한데 이어 건물을 함께 쓰고 있는 약국도 안내문을 붙여놓고 영업을 중단했다.
근처 아동병원 한 관계자는 “설 연휴부터 환자들이 점차 줄었지만 아이들 전염을 우려해선지 최근 들어 눈에 띌 정도로 심해졌다”고 말했다.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 소식이 전해지면서 아이들 외출이 줄고 증상이 가벼우면 병원 대신 약국을 찾아 약을 사먹이는 부모들이 많다고 했다.
이름 밝히지 않은 한 의사는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의 동선이 분명하지 않아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치료약이 없으니 더욱 그렇다. 당국의 방역소독과 개인 위생에 의지해 지켜보는 수밖에 없어 답답하다”고 한숨지었다.
아동병원 옆 한 약국의 약사는 마스크와 손소독제가 귀해 구경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스크의 경우 한 장에 1000원이던 것이 3배나 뛰어 3000원이고 6000원 하던 손소독제 500ml가 1만 3000원~1만 4000원으로 두 배 이상 올랐지만 이마저도 구경할 수가 없다고 한다.
한 약사는 설연휴 전에 서울 공급업체에 손소독제 10개를 주문했는데 열흘이 지난 4일 도착했다고 했다.
또 중국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약으로 비타민C가 좋다고 발표하자 품귀현상이 나타났고 손소독제를 만드는데 필요한 글리세린과 소독용 에탄올은 품절됐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정부가 매점매석을 단속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마땅한 지침이 없어 대량구입을 막거나 제한할 수 없다”고 했다.
약국을 찾은 시민 김한수 씨(42)는 가짜뉴스와 무분별한 개인정보 유출을 걱정했다.
“모두들 불안해 하고 있는데 확진자가 10명 사망했다거나 새로운 확진자가 실종됐다느니 엉터리 뉴스가 나돌고 있다”며 당국의 단속을 바랐다.
김씨는 또 확진자의 개인정보가 불법으로 유출되는 점도 우려했다.
실제로 광주에서는 4일 확진판정을 받은 16번 환자의 가족들 정보가 이날 오후부터 곧바로 SNS로 유출됐다.
남편 직장과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이 어디에 있는지, 가족 관계가 어떤지 등 비교적 자세한 내용이 스마트폰과 블로그, 페이스북으로 순식간에 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