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구하기’ 나선 대기업들

2020-02-0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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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5G 알뜰폰 출시… LG유플러스, 요금제 추가 제공

2019년 알뜰폰 가입자 27만명 순감… 대기업 계열사도 '손실'

과기정통부 "사업자 간 경쟁 환영·영세 사업자 지원도 지속"

5G 상용화 과정에서 소외됐던 알뜰폰이 대기업들의 진입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KB국민은행 '리브엠'은 LG유플러스의 망을 임대해 5G 요금제를 출시하며 '5G 알뜰폰' 시대를 열었다. LG유플러스는 알뜰폰에 제공하는 5G 요금제를 확대하고 알뜰폰 사업자들과의 상생을 모색 중이다.

4일 알뜰폰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리브엠을 포함한 9개 알뜰폰 사업자를 통해 5G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5G 알뜰폰 시대가 개막됐다.

가장 먼저 5G 요금제를 출시했던 KB국민은행의 리브엠은 출범 한달여 만에 가입자 1만명을 돌파했다. 전체 가입자의 93%는 LTE 요금제를 선택했지만 알뜰폰 사업자가 5G에 진출했다는 의의를 남겼다. KB국민은행 정도의 대기업이 아니었다면 5G 망을 임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리브엠은 출범하면서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을 내걸었다. 국민은행 계좌를 통해 급여·연금·관리비를 자동이체하거나 제휴카드를 이용하면 2만~3만원대에 LTE·5G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사업자와의 상생도 모색한다.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망 도매대가를 낮추기로 했다. 이통사들로부터 망을 빌려 요금을 책정하는 알뜰폰 사업자들 입장에서는 마진을 더 남길 수 있게 된 셈이다. 5G 요금제도 2종을 추가 출시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150GB의 대용량 LTE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선보였으며 2200여개 LG유플러스 매장이 알뜰폰 유심카드 전용 판매대를 설치했다. LG유플러스 측은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알뜰폰 사업자들을 위해 매장 내에 판매대를 설치해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개별 사업자들의 유심 수급 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U+MVNO 파트너스' 사업자들에게 전용 유심도 공급한다.

알뜰폰의 위기가 계속되던 상황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대기업의 적극적인 진입으로 알뜰폰 사업자들 간의 경쟁이 활성화되는 상황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알뜰폰에서 이동통신사로 이동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전체 알뜰폰 가입자가 27만6500명 순감했다.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해 4월 800만명을 달성했으나 곧바로 다시 70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5G 점유율 싸움으로 이통 3사가 보조금을 대거 살포하면서 저렴한 통신비라는 알뜰폰의 장점이 희석됐기 때문이다.

대기업 자회사들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미디어로그는 지난해 3분기 기준 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G헬로비전의 알뜰폰 사업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하락세다. 헬로모바일의 ARPU는 2018년 2만3209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3분기 기준 2만2906원으로 감소했다. KT엠모바일은 지난해에야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김남철 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그동안 알뜰폰업계는 정부의 도매대가 인하 정책에 의존해 왔다면 이제는 사업자들의 판단에 따라 공격적인 가격 설정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며 "이통사와의 경쟁구도를 형성해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세한 사업자들에게는 우체국과 같은 판로를 열어주고 전파사용료를 면제하는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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