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강해지면서 중국 내 중소 수출 제조업체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이미 상당수 제조기업이 ‘탈(脫)중국’을 감행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가 이 추세를 가속화시킬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장 가동 중단 길어져... 노동집약적 중소 수출 제조업체에 '직격탄'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이유로 사흘 연장됐던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가 지난 3일로 끝났지만, 여전히 다수 지역에서의 연휴가 이어지고 있다. 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의 확산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 다수 지방정부가 춘제 연휴를 추가로 연장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베이징시와 상하이시를 포함해 최소 19개 성과 직할시가 연휴기간을 9일까지 연장했다.
광둥성 둥관시에서 신발 제조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톰 왕 사장은 SCMP와 인터뷰에서 “전염병 감염 우려로 정부가 춘제 연휴와 공장 가동 중단 시기를 연장하면서 노동집약적 특성이 강한 제조업체들의 타격이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공장 내 전염병 감염 우려로, 가용 인원이 줄어들 것이고 이에 따라, 올해 1분기에는 대규모 주문을 받을 엄두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 사장은 “앞으로 몇 달 간 둥관에 있는 모든 제조업체들은 운영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며 “1분기 매출 감소는 확실하고, 2분기 전망도 확신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무역전쟁에 이어 해외 기업 '탈중국' 가속도 전망
해외 제조기업들의 생산기지 이전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무역 전쟁을 피해 이미 상당수 해외 제조업체들이 생산기지를 중국 밖으로 이전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 확산이 이 추세에 속도를 붙여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광둥성에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지난해 태국에 공장을 세워 올해 초부터 가동했다"며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더 많은 기업이 우리처럼 공장을 해외로 이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환경 전문가인 류카이밍도 "신종 코로나 확산이 2월 말까지 진정된다면 제조업체가 받는 충격은 감당할 만한 수준이겠지만, 3월을 넘어선다면 해외 바이어들은 주문을 다른 나라로 돌릴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만약 다음 달 말까지 사태가 이어진다면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국의 위상은 급하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중국에 위치한 생산 기지 이전을 희망하는 기업도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일본 혼다에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에프테크가 브레이크 페달의 생산기지를 우한에서 필리핀으로 옮길 계획을 전했다고 보도했었다. 혼다는 우한에 3개의 생산 공장을 갖고 있는데 모두 최소 2월 10일까지 가동이 중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경제 전문가 펑펑은 "외국 제조기업들에게 중국 생산 제품과 중국 내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은 큰 차이가 없다”며 “신종 코로나 확산에 대한 해외의 심리적인 영향이 큰 상황에서, 해외 기업들이 중국산 제품을 통째로 기피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