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훈 기자의 해외주식 '톡'] 테슬라는 오아시스인가, 신기루인가?

2020-02-0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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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테슬라 주식이 0달러가 될 수 있는 이유(Here’s How Tesla’s Stock Could Hit $0)”

지난달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올라온 기사 제목이다. 테슬라가 130억 달러(15조원)에 달하는 부채와 경기 침체, 자율주행 안전 문제 리스크로 인해서 망할 수 있다는 주장이 담겨있다.
숫자로 보여주기 보다는 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성장한 테슬라에게 이런 기사는 오늘 내일 일이 아니다. 실적악화→주가하락→비전제시→주가상승→실적악화라는 흐름은 그간 테슬라가 보여준 패턴이다. 월가에서도 사골국처럼 우려먹은 테슬라 비판 레퍼토리다.

지난해는 상장 폐지까지 언급되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대표는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주가는 190달러까지 하락하며, 테슬라는 가라앉는 듯 했다.

최근 테슬라에 대한 평가는 완전 달려졌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에 만든 테슬라 공장이다. 테슬라가 중국에서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열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주가는 급등했다. 일론 머스크는 중국에서 열린 ‘모델3’ 인도식에서 신명난 사람처럼 막춤을 선보였다. 주가도 신바람나게 상승했다. 불과 8개월 만에 240% 급등하며 650달러 선에 안착했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1172억달러(1월 31일 기준)로 1000억달러(120조원)를 가뿐하게 돌파했다. 현대차 시총(26조7000억원)의 5배다. 442만대를 판매한 현대차의 주가보다 36만대를 판 테슬라의 주가가 높다.

주가만 보면 테슬라는 폭스바겐 시총(99억달러)도 넘어섰다. 그 앞에 달리고 있는 건 일본 도요타(2356억달러) 외엔 없다.

그야말로 주식 시장의 아이돌 스타가 연상된다. 최근 4분기 깜짝 실적 발표를 한 테슬라에 시장은 환호를 보냈다. 머릿속에서 16년 연속 적자라는 사실은 잊은 듯했다.

이처럼 테슬라에 열광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일론 머스크다. 올해 49살의 머스크는 전기차 뿐 아니라 우주선 발사, 태양광 발전, 음속 열차 등 놀라운 비전을 제시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머스크가 세운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는 나사(미국항공우주국)의 프로젝트를 성실히 수행하며 유인우주선 캡슐 비상탈출 테스트를 성공했다.

일련의 의미있는 성공은 테슬라에 대한 신뢰도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30년 전 인터넷과 지속가능한 에너지, 우주탐사, 인공지능 등을 자신의 평생 미션으로 삼았던 일론 머스크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토니 스타크(아이언맨 주인공)다. 그의 개인 트위터 팔로워 3100만명이 그 인기의 방증이다.

시장에서 테슬라 고평가에 대한 논란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연간 기준 흑자 달성, 자율주행차 안전성과 전기차 판매 수익성 확보 등 머스크 앞에 놓여 진 과제는 많다.

몇 년 뒤를 돌아보면 2020년은 테슬라 재평가의 해가 될지, 머스크에게 속았던 해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머스크는 이제 그만 믿어달라고 한다. 최근 그의 심경을 담은 노래도 발표했다. 노래 제목은 ‘Don't doubt ur Vibe(당신의 직감을 의심하지 마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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