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진행한 제24대 회장 선거에서 이성희 회장은 결선 투표 끝에 유남영 후보를 177표 대 116표, 61표 차로 제치고 승리했다. 앞서 아주경제신문이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작년 12월과 지난 1월 초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이성희 신임 회장이 모두 선호도 1위에 올랐다.
이 회장은 경기도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 출신으로 첫 경기도 출신 회장이다. 농협 감사위원장을 7년간 역임하는 등 농협중앙회 운영에 밝고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장은 당선 소감을 통해 "선거 과정에서 약속한 대로 공약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면서 "다른 후보의 공약도 받아들여서 협동조합이 올곧게 갈 수 있도록 함께 할 것이다"고 말했다.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한 유통구조 개선, 농업인 월급제·수당 도입 등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현재 우리 농업 환경은 역대 최악의 상황이라고 평가를 받는다. 당장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농업계가 큰 피해를 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따라서 정부와 정책 조율을 통해 소득이 감소할 우려가 있는 농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중앙회 조직의 재무 구조 악화, 수익 구조의 편중, 방만 경영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해 1~3분기 농협 순이익은 2조126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2% 감소했다. 은행을 중심으로 한 신용사업의 순이익이 소폭 증가했지만, 농식품 판매가 주력인 경제사업은 순손실이 31.5% 급증했다.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 등 고질적 병폐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을 어떻게 수술할지도 관심사다. 회장 선거 때마다 제기되는 불법·혼탁 논란을 해소하고, 간선제 방식에서 직선제로의 전환 논의도 본격화해야 한다. 이번 선거 후보들도 공약을 통해 이 같은 개선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새 회장은 농협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한 절차를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