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개봉해 800만 관객을 모았던 영화 '백두산'에 이어 올해 1월 개봉 6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남산의 부장들'까지. 그야말로 연타석 흥행 성공이다. 배우 이병헌(51)은 '백두산' 개봉 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남산의 부장들'로 관객을 찾아왔고 어김없이 좋은 반응을 끌고 있다.
뜨겁고 치열했던 '백두산'을 지나 차갑고 정제된 '남산의 부장'에 도달하게 된 이병헌. 연달아 두 작품을 선보이게 됐지만 왜인지 피로감은 적다. 두 작품의 온도 차가 크기 때문일까? 마치 다른 인물을 대면한 듯한 기분까지 든다.
"지난해부터 영화 개봉으로 정신없었어요. 이렇게 한 달 차로 영화를 개봉하게 된 건 제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매우 드문 일이거든요. 작품이며 캐릭터를 인상 깊게 본 영화 팬에게는 예의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개봉 시기는 배우가 정하는 게 아니니까요. 걱정도 많이 했는데 (관객들이) 좋게 봐주셔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죠. "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 분)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기자 출신 김충식 작가의 동명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10·26 사태를 조명한다.
워낙 유명한 역사적 사건인 만큼 배우 이병헌이 맡은 김규평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그가 총으로 쏜 박통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작가나 감독의 생각으로 규정 짓는 영화들이 있잖아요. 만약 이 작품이 조금이라도 그런 성향을 띠었다면 저는 참여하지 않았을 거예요. 역사적인 미스터리는 영화로도 미스터리로 남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어느 쪽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영화가 아니길 바랐죠. 그 부분에서 감독님과도 뜻이 통했고 그렇게 만드실 거라 이야기했기 때문에 참여하게 됐어요."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마무리할 즈음 '남산의 부장들' 출연 제안을 받게 됐다. 10·26 사태에 관해 "남들이 아는 정도"로 알고 있었던 이병헌은 김규평을 연기하기 위해 인물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성향이나 취향 등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카메라 테스트를 할 때까지만 해도 외적인 싱크로율을 맞춰야 할지 고민이 컸어요. 하지만 이 작품은 인물끼리 감정·심리 상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외모나 목소리, 말투 등 싱크로율은 크게 생각지 말자고 결론 내렸죠. 헤어스타일이나 안경 정도만 유지하기로 했어요."
앞서 말했듯 '남산의 부장들'은 '백두산'과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 차가운 온도와 정제된 분위기를 끌고 가되 각 인물의 감정선은 섬세했다. 이병헌은 흐트러짐 없이 김규평을 연기해냈고 종전의 작품을 지우고 새롭게 관객들에게 '남산의 부장들'을 각인시켰다.
"아주 예민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당시 자료 화면을 보면서 긴 앞머리를 계속해서 쓸어넘기는 동작이 인상 깊었는데 그걸 (영화에서) 한 번쯤 따라 하고 싶었죠. 우연히 아내 친구의 아버님이 같이 일을 하신 적이 있다기에 그분에 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실존 인물이기에 자료도 많고 간접적으로 접할 일도 있었어요. 연기에 도움이 됐죠."
이병헌의 섬세한 연기는 유난히 클로즈업 샷(등장인물의 인물을 화면에 크게 나타내는 장면)이 많은 '남산의 부장들'에서 빛을 발했다. 미묘한 감정의 변화나 그의 고민 등을 관객과 밀접하게 호흡할 수 있었다.
"김규평 역은 무표정 속 억누르는 연기가 많이 필요했어요. 감독님은 때마다 클로즈업 샷을 찍고 싶어 하셨고요. 하하하. 그에 대한 부담은 없어요. 제 감정이 충만하다면 객석에도 고스란히 전해질 것으로 생각했죠. 개인적으로는 일반적이지 않은 화가 느껴지길 바랐어요. 평상시와 분노할 때 모습의 간극이 크도록 말이죠."
'백두산' '남산의 부장들'에 이어 이병헌은 2020년도 쉬지 않고 바쁘게 달릴 예정이다. 차기작은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으로 '공동경비구역 JSA'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밀정'을 함께한 송강호와 또 한 번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연말에는 노희경 작가의 새 드라마 '히어'(가제) 출연도 앞두고 있다.
"올해 '비상선언'과 '히어', 두 작품으로 뵐 듯해요. 일이 계속 들어온다는 건 작품 속에서 저를 보고 싶어 한다는 말이니까. 감사할 따름이죠. '이병헌이 영화 찍는대' 하면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을 때까지는 계속 일하고 싶어요."
'지. 아이. 조-전쟁의 서막'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매그니피센트7' 등 일찍이 할리우드 영화 출연 경험이 있는 이병헌은 영화 '기생충'이 거둔 성과가 더욱 크게 와닿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뭐든 처음이 제일 힘들지 않겠어요. '기생충'이 시작해준다면 좋겠죠. 올해는 잊지 않고 아카데미시상식(이병헌은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으로 시상식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 투표를 하려고요. 아직 한 번도 안 했는데 올해는 '기생충' 때문이라도 해야겠어요. 하하하."
뜨겁고 치열했던 '백두산'을 지나 차갑고 정제된 '남산의 부장'에 도달하게 된 이병헌. 연달아 두 작품을 선보이게 됐지만 왜인지 피로감은 적다. 두 작품의 온도 차가 크기 때문일까? 마치 다른 인물을 대면한 듯한 기분까지 든다.
"지난해부터 영화 개봉으로 정신없었어요. 이렇게 한 달 차로 영화를 개봉하게 된 건 제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매우 드문 일이거든요. 작품이며 캐릭터를 인상 깊게 본 영화 팬에게는 예의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개봉 시기는 배우가 정하는 게 아니니까요. 걱정도 많이 했는데 (관객들이) 좋게 봐주셔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죠. "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 분)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기자 출신 김충식 작가의 동명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10·26 사태를 조명한다.
"작가나 감독의 생각으로 규정 짓는 영화들이 있잖아요. 만약 이 작품이 조금이라도 그런 성향을 띠었다면 저는 참여하지 않았을 거예요. 역사적인 미스터리는 영화로도 미스터리로 남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어느 쪽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영화가 아니길 바랐죠. 그 부분에서 감독님과도 뜻이 통했고 그렇게 만드실 거라 이야기했기 때문에 참여하게 됐어요."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마무리할 즈음 '남산의 부장들' 출연 제안을 받게 됐다. 10·26 사태에 관해 "남들이 아는 정도"로 알고 있었던 이병헌은 김규평을 연기하기 위해 인물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성향이나 취향 등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카메라 테스트를 할 때까지만 해도 외적인 싱크로율을 맞춰야 할지 고민이 컸어요. 하지만 이 작품은 인물끼리 감정·심리 상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외모나 목소리, 말투 등 싱크로율은 크게 생각지 말자고 결론 내렸죠. 헤어스타일이나 안경 정도만 유지하기로 했어요."
앞서 말했듯 '남산의 부장들'은 '백두산'과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 차가운 온도와 정제된 분위기를 끌고 가되 각 인물의 감정선은 섬세했다. 이병헌은 흐트러짐 없이 김규평을 연기해냈고 종전의 작품을 지우고 새롭게 관객들에게 '남산의 부장들'을 각인시켰다.
"아주 예민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당시 자료 화면을 보면서 긴 앞머리를 계속해서 쓸어넘기는 동작이 인상 깊었는데 그걸 (영화에서) 한 번쯤 따라 하고 싶었죠. 우연히 아내 친구의 아버님이 같이 일을 하신 적이 있다기에 그분에 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실존 인물이기에 자료도 많고 간접적으로 접할 일도 있었어요. 연기에 도움이 됐죠."
이병헌의 섬세한 연기는 유난히 클로즈업 샷(등장인물의 인물을 화면에 크게 나타내는 장면)이 많은 '남산의 부장들'에서 빛을 발했다. 미묘한 감정의 변화나 그의 고민 등을 관객과 밀접하게 호흡할 수 있었다.
"김규평 역은 무표정 속 억누르는 연기가 많이 필요했어요. 감독님은 때마다 클로즈업 샷을 찍고 싶어 하셨고요. 하하하. 그에 대한 부담은 없어요. 제 감정이 충만하다면 객석에도 고스란히 전해질 것으로 생각했죠. 개인적으로는 일반적이지 않은 화가 느껴지길 바랐어요. 평상시와 분노할 때 모습의 간극이 크도록 말이죠."
'백두산' '남산의 부장들'에 이어 이병헌은 2020년도 쉬지 않고 바쁘게 달릴 예정이다. 차기작은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으로 '공동경비구역 JSA'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밀정'을 함께한 송강호와 또 한 번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연말에는 노희경 작가의 새 드라마 '히어'(가제) 출연도 앞두고 있다.
"올해 '비상선언'과 '히어', 두 작품으로 뵐 듯해요. 일이 계속 들어온다는 건 작품 속에서 저를 보고 싶어 한다는 말이니까. 감사할 따름이죠. '이병헌이 영화 찍는대' 하면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을 때까지는 계속 일하고 싶어요."
'지. 아이. 조-전쟁의 서막'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매그니피센트7' 등 일찍이 할리우드 영화 출연 경험이 있는 이병헌은 영화 '기생충'이 거둔 성과가 더욱 크게 와닿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뭐든 처음이 제일 힘들지 않겠어요. '기생충'이 시작해준다면 좋겠죠. 올해는 잊지 않고 아카데미시상식(이병헌은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으로 시상식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 투표를 하려고요. 아직 한 번도 안 했는데 올해는 '기생충' 때문이라도 해야겠어요.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