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치지않아' 강소라 "데뷔 10년, '자연스러움'이 제일 중요"

2020-01-20 11:39
  • 글자크기 설정
소원은 망하기 직전인 동물원 '동산파크'의 수의사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처럼 여기던 북극곰 까만코가 극심한 스트레스로 폭력적 성향을 띠자 큰 걱정에 빠진다. 설상가상 다른 동물들마저 동물원을 떠나버리고 소원은 동물원과 까만코를 지키기 위해 새로 부임한 원장 태수와 '동물 탈'을 쓰고 동물 행세를 하게 된다.

"관객처럼 웃으면서 아무 생각 없이 봤어요. 처음에는 어떻게 나왔나 봐야겠단 생각이었는데 막상 영화가 시작되고 나니 저도 모르게 빠져들었죠. 재밌었어요."

영화 '해치지않아' 소원 역의 배우 강소라[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15일 개봉한 영화 '해치지않아'(감독 손재곤)는 생계형 수습 변호사 태수가 동물원 동산파크 운영을 맡게 되고, 동물원이 없는 동물원에서 직원들에게 동물 위장 근무를 제안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미디.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를 보니 안심이 됐어요. (손재곤)감독님 특유의 유머 코드도 좋았고 걱정했던 까만코 CG(Computer Graphics)도 만족스러웠죠. 동물 탈은 눈으로 봤지만 까만코는 완전히 CG였기 때문에 걱정하고 있었거든요."

원작인 동명 웹툰은 참고하지 않았다. 캐릭터는 온전히 배우 강소라(30)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손 감독과 긴 대화를 통해 인물의 살을 붙여나갔다.

"감독님께서 '캐릭터를 캐릭터적으로 다가가지 말라'고 하셨어요. 애초 시나리오 속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높은 배우들을 캐스팅한 거라고요. 첫 미팅에서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저의 성향을 파악하신 뒤 소원 역을 제안하셨다고 해요."

영화 '해치지않아' 소원 역의 배우 강소라[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시나리오 속 소원을 보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해봤어요. 소원은 사람보다 동물을 신뢰하겠구나. 까만코가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하는 걸 보니 사회성이 잘 갖춰진 건 아니겠구나…. 하하하. 저와 비슷한 점이 많지만, 또 다른 점도 많아서 그런 부분을 고민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었죠."

사람보다 동물을 신뢰하는 소원 캐릭터를 위해 동물 관련 다큐멘터리를 찾아보며 애정을 쌓았다. 관심은 애정으로 그리고 지식으로 이어지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제가 가장 먼저 할 일은 동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키우는 일이었어요. 이것저것 많이 보고 들었죠. 북극곰 다큐멘터리도 찾아보고 사자 영상을 보면서 움직임을 관찰했어요. 실제 수의사를 만나 야생 동물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도 들었고요."

벌써 10년이다. 영화 '4교시 추리영역' 다정을 시작으로 '써니' 춘화 '파파로티' 숙희 드라마 '미생' 영이 '동네 변호사 조들호' 은조 등등. 강소라는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지치지 않고 꾸준히 달려왔다.

코미디부터 학원물·오피스물 등 장르도 가리지 않았고 캐릭터의 나이대도 변화무쌍했다. 그런데도 변하지 않는 건 그가 연기한 캐릭터의 성향이었다. 당차고 야무지며 올곧은 인물들. 대중이 생각하는 강소라와도 닮았다.

"그러고 보니 (필모그래피 속 캐릭터들이) 닮은 데가 있네요. 음…. 그래도 소원과 저를 비교해본다면 분명 다른 점도 있어요. 전 소원 같은 선택을 하지 못할 것 같거든요. 특히 남들이 '노(NO)'를 외칠 때 '예스(YES)'를 외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서. 하하하. 소원처럼 머리가 좋지도 못하고요."

영화 '해치지않아' 소원 역의 배우 강소라[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10년'이라는 시간은 강소라에게 '여유'를 선물했다. 내성적인 성격을 고치기 위해 연극부에 들어가 애쓰던 때도 있었고, 조급함에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고 달리기만 하던 때도 있었다. 그리고 데뷔 10년째. 강소라는 모든 욕심을 덜고 '자연스러운 것'에 집중하고자 한다.

"신인 때는 생각이 너무 많았어요. 화면에 준비한 모든 게 드러났죠. 그런데 지금은 준비는 철저히 하되 욕심 없어 보이고 힘들인 거 같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보이는 게 중요해졌어요. 요즘 저의 가장 큰 고민이기도 하고요. '있을 법한 사람'처럼 보이는 게 연기적 화두죠. '와, 연기 잘한다'보다 '맞아 저런 애 있지' 하는 소리가 듣고 싶어요."

영화 '해치지않아' 소원 역의 배우 강소라[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그런 강소라에게 '해치지 않아' 현장은 그야말로 힐링이었다고 한다. 이번 작품으로 얻은 건 '사람'과 '마음'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촬영장 가는 게 정말 행복했어요. '더 찍으면 안 되냐'고 했어요. 촬영부터 홍보까지 정말 행복해요. 과정과 결과를 사랑하게 됐어요. 앞으로도 이런 작품들을 만나고 싶어요."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