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제연휴 썰렁한 금은방…중국인 金사랑 식었다

2020-01-24 06:00
  • 글자크기 설정

국제 금값 상승, 내수부진, 저출산 등 인구감소 원인

중국인의 금 사랑이 식었다. 올해 중국 춘제(春節, 설) 연휴에도 시내 금은방에서 금을 사려는 중국인을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국제 금값 상승, 내수 부진, 저출산 등이 중국인의 금 소비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황금협회에 따르면 중국 황금 소비량이 1002.78톤으로, 전년 대비 12.91% 하락했다고 중국 21세기경제보 등 현지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중국인의 금 소비량이 하락한 것은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특히 안전자산 투자용으로 취급되는 금괴와 금화 소비가 뚝 떨어졌다. 금괴와 금화 소비량은 225.8톤으로, 26.97% 하락한 것, 전체 금 소비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귀금속 소비도 8.16% 하락한 676.23톤에 그쳤다.

이밖에 산업용 금 소비량도 4.9% 하락한 100.75톤이었다. 금은 우주항공, 항공, 전자, 의약 등 첨단기술 산업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중국인 금 소비량이 감소한 데에는 국제 금값 급등, 중국 경기둔화, 출산, 결혼 기피에 따른 인구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분석했다.

우선 국제 금값 급등이다. 지난해 전 세계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안전자산인 금값이 연일 상승세를 보였다. 

국제금위원회(WGC)에 따르면 국제 금값은 지난해에만 미 달러화 기준으로 18.4% 올랐다. 2010년 이래 최대 상승폭이다. 게다가 지난해 위안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면서 중국인들이 체감한 금값 상승폭은 20% 이상이었을 것이라고 징이 판 IG그룹 애널리스트는 진단했다.  반면, 국제 금값이 폭락했던 2013년 한해 중국인 금 소비량은 전년 대비 41.4% 급증한 1176톤에 달했다.

중국 경기둔화로 소비력이 위축된 것도 중국인의 금 소비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중국 경제 성장률은 6.1%로 29년 만에 최저였다. 중국 소비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인 소매판매는 지난해 연간 8.0% 증가했다. 2018년 연간 소매판매 증가율(9.0%)보다 낮은 수준이다.

사회적으로 결혼을 늦게 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중국인들이 금 소비를 줄인 이유다. 중국도 우리나라처럼 결혼이나 돌잔치때 금반지 등 귀금속을 선물한다.

중국의 지난해 출산율은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체 신생아 수가 1465만명으로, 지난해 1523만명보다 58명 줄었다. 출산율은 인구 1000명당 10.48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1949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던 2018년 출산률(인구 1000명당 10.94명)보다 더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결혼한 커플도 950만쌍으로, 200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실 중국인의 황금 사랑은 유별나다. 지난 2013년 4월 국제 금값이 하락하자 중국인은 금 사재기 대열에 뛰어들었다. 중국내 금은방에서 제품이 동나는 사태가 발생하자 노동절 연휴에는 홍콩 등 외지로 나가 금을 대거 사들이면서 일부 언론에선 중국인 ‘다마(大媽,아줌마)’가 금 매입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는 소식이 외신에까지 보도되기도 했다.

 

중국의 한 금은방에서 점원이 귀금속을 진열하고 있다.[사진=신화통신]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