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올들어 국내 경기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는 데다 추가인하 시 집값 자극이 부담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17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지난해 10월 금리인하 이후 두 차례 연속 금리 동결이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배포한 통화정책방향에서 "국내 경제는 부진이 일부 완화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며 "올해중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11월 전망경로와 대체로 부합한 2%대 초반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투자 조정은 이어지겠지만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소비 증가세는 완만하게 확대될 것으로 금통위는 전망했다.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반등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에 그쳤지만, 올 들어 0%대 후반으로 높아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금년중 1% 내외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도 기준금리 동결에 힘을 실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신년사를 통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들어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확대됐고, 주택가격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는 지속되고 있고, 향후 기준 금리 인하의 여지도 유효하다.
이는 최근 수출, 선행지수 등 일부 지표의 개선이 확인됐지만, 제한적인 반등에 그칠 정도로 지표 개선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성장률 반등이 이뤄지더라도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마이너스 GDP 갭 국면은 지속될 것이란 시각도 지배적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현 상황에서 거시 경제 둔화에 대한 위험이 가계부채 등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을 여전히 압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