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로 진격하라...건설사들 연초부터 환골탈태

2020-01-0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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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경기 침체, 해외수주 악화로 위기…수익 다각화 절실

도시(부동산) 통째로 기획, 판매하는 '종합 디벨로퍼'로

대우건설이 조성하는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복합단지 전경. [사진=대우건설 제공 ]


새해 부동산 디벨로퍼로 변신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국내 주택시장 침체와 해외수주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어떻게든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다. 이른바 전통적인 '공구리 DNA'를 버리고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부지 매입부터 설계·분양·마케팅·금융·사후관리 등을 총괄하는 종합 디벨로퍼로 거듭나기 위한 체질개선에 한창이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사들은 보유 부동산의 개발·운용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를 잇따라 설립하고 나섰다. AMC 설립을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재무구조를 안정화하는 한편, 보유 부동산의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대우건설은 최근 국토교통부에서 리츠 AMC인 '투게더투자운용 주식회사'설립 본인가를 받았다. 투게더투자운용은 초기자본금 70억원 규모로 대우건설과 기업은행, 교보증권, 해피투게더하우스(HTH) 등 4개사가 공동출자했다. 이 회사는 대우건설이 조성하는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복합단지 사업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4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주목할 점은 AMC 설립에 금융사를 참여시켜 자금조달력을 강화하고, 해외 부동산으로 투자를 확대했다는 점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리츠 AMC는 시공이익 외에 개발이익, 임대이익, 처분이익 등 사업 수익원을 다각화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며 "임대주택 개발 운용이나 대기업의 부동산 자산관리 수준에서 벗어나 상업시설, 오피스 등 다양한 실물자산도 매입해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도 각각 2016년과 2017년에 '대림AMC'와 'HDC자산운용(리츠 겸업 운용사)'을 설립했다. 

대림 AMC는 인천 도화1구역·숭의3구역, 부산 우암동 등 6개 정비사업지에서 기업형 임대사업을 추진중인데 현재 진행중인 1만5057가구(임대 9673가구) 공급이 완료되면 3조1255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게 된다. 최근 면세점·항공업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중인 HDC현대산업개발도 임대사업 분야에서 리츠를 운용중인데 서울 고척아이파크, 경기 일산2차 아이파크 등이 대표적인 성공사업으로 꼽힌다.

건설사가 AMC 설립을 통해 리츠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국내 건설경기 부진으로 단순 도급공사나 분양수익만으로는 이익을 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AMC를 통해 리츠 사업 툴을 보유하고 있으면 공사를 수주해서 건물을 올리는 방식 이외 부지 매입, 기획, 시공 이후의 운영 등 폭넓은 사업 전개가 가능하다"며 "기존 PFV(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 방식과 비교해 자산관리 절차가 단순하고, 현금이 필요한 경우의 자산 유동화 속도가 빠르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건설사들이 PFV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 뒤 부동산을 준공해 일반분양, 통매각 방식으로 차익을 거뒀던 전통적인 수익방식에서 벗어나 리츠를 통해 매각 및 위탁운용 측면에서 수익성을 제고하고 있다"며 "지금은 시행-시공-분양을 위한 리츠가 대부분이지만 앞으로는 임대, 중개, 관리, 인테리어 등 건설 제반 산업을 겨냥한 리츠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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