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홍콩·신장위구르자치구 관련 언급이 한·중 언론 간 여론전으로 번지고 있다.
한·중 정상회담 후 중국 정부가 발표한 내용을 국내 일부 언론이 '가짜 뉴스' 혹은 '오보' 등으로 보도하자 중국 측은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발단은 지난 23일 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정상회담이 종료된 뒤 중국 외교부와 관영 언론들이 발표한 회담 내용이다.
중국 측은 발표문에 "문 대통령은 홍콩 업무나 신장 문제 모두 중국의 내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대해 국내 언론은 문 대통령은 그런 언급을 하지 않았고 단지 중국 측의 설명에 '이해한다'고 답한 게 전부라고 전했다.
이어 일부 언론은 "중국이 잘못된 보도를 했다", "중국이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사대주의를 반영한 것" 등의 비판에 나섰다.
환구시보는 "양국 정상 간 회담 이후 양측 언론 보도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이나 세부 내용이 다른 건 흔히 있는 일"이라며 "한국 언론의 시각으로 해석한 내용이 중국과 달라도 우리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미·중 무역협상과 중·일 정상회담 결과 등을 언급하며 양측이 차이를 보였어도 큰 소란이 일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가장 의아한 것은 한국의 일부 보수 언론이 중국 측 보도를 오보로 표현하며 이번 기회를 틈타 '중국은 가짜 친구'라고 공격하고 있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중국 사회는 오늘날의 한국에 대해 보편적으로 존중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한국이 이룬 성과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한국 문화가 중국 사회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 대해 대다수의 중국인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환구시보는 "문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한국 일부 언론이 격한 감정을 드러낸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번 일이 해당 언론의 이익을 위한 습관적인 선전일 뿐 더 많은 것을 의미하는게 아니기를 바란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아울러 한국 언론이 서구 편향적이라며 "중국을 가짜 친구라고 비판하는데 그럼 진짜 친구는 누구인가. 미군 주둔 비용을 한번에 5배로 올린 미국인가 아니면 주요 기술 공급을 단절한 일본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이해 관계가 같고 한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라며 "중국이 한국의 가짜 친구라면 전 세계에 진짜 친구가 몇이나 되겠는가"라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한국 일부 언론은 민족주의 성향이 과도하다"며 "이들이 신경과민을 극복하고 양국 우호에 최소한의 책임감을 느끼기를 바란다"고 사평을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