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히 부호만 노린다...전자업계, VVIP 마케팅 속도

2019-12-2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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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원짜리 TV, 5억원을 호가하는 빌트인. 듣기만 해도 억소리 나는 가격이지만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들이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자업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부터 빌트인까지 극소수 상류층(VVIP)을 대상으로 한 초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8년부터 중국에서 현지 이동통신사인 차이나텔레콤과 함께 출시한, 부유층을 타깃으로 한 초고가 휴대폰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심계천하(心系天下·높은 사람이 천하를 걱정한다)' 시리즈로 출시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 5G' 버전인 'W20 5G'를 심계천하 시리즈로 출시했다. 가격은 무려 1만9999위안(약 332만원)에 달한다. 롱텀에볼루션(LTE)으로 출시된 일반 버전의 갤럭시폴드 가격이 1만5999위안(약 265만원)인 것에 비해 4000위안(약 66만원) 더 비싸다. 
 

삼성전자가 싱가포르에 연 '더 월 럭셔리' 쇼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TV에서도 럭셔리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초대형 TV인 마이크로LED TV '더 월 럭셔리'로 VVIP를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도에 더 월 럭셔리 146형과 219형, 292형 등 3종을 출시했다. 가격은 크기에 따라 3500만 루피(약 5억8000만원)에서 1억2000만 루피(약 20억원)에 달한다.

더 월 럭셔리는 고급 사운드 시스템 등과 함께 홈시네마 패키지로 판매되며, 맞춤형 설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지역별로 별도로 주문해 견적을 받아야 한다.

8K TV도 초고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삼성전자의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8K 98인치 제품은 국내에 7700만원에 출시됐다. LG전자가 출시한 88인치 'LG 시그니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의 출고 가격은 5000만원이다.
 

LG전자의 초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LG 시그니처'. [사진=LG전자 제공]

가전 분야에서도 VVIP를 위한 제품이 늘고 있다. LG전자는 프리미엄을 넘어선 '초프리미엄'을 내세운 'LG 시그니처' 브랜드를 2016년 론칭했다. OLED TV를 비롯해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건조기, 공기청정기, 와인셀러 등으로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가격은 일반 제품보다 1.5~3배 정도 높게 형성돼 있다.

LG전자에 LG 시그니처가 있다면, 삼성전자는 셰프컬렉션을 통해 가전의 명품화를 추구하고 있다. 2017년 1499만원에 출시했던 '셰프컬렉션 포슬린' 냉장고에는 최고급 도자기류 소재(포슬린)를 적용했다.

양사는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빌트인 시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미국의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인 ‘데이코’를 인수해 초프리미엄 브랜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LG전자도 같은 해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빌트인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처럼 전자업계에서 고급화 전략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시장 성장이 둔화된 영향이 가장 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VVIP는 경기에 상관 없이 구매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더불어 기업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신가전이 등장하며 시장이 확대되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기술 발달로 가전제품 교체 시기가 길어지고 있다"며 "초프리미엄 가전은 중견·중소업체와의 기술 차별성을 표방할 수 있을뿐더러 수익성 개선으로 직접 이어지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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