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 살해 혐의 5명 사형 선고...배후 의혹 왕세자 측근들은 석방

2019-12-24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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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비판 거세... 터키 "판결, 정의에 한참 못 미쳐"

사우디아라비아 법원이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연루된 5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살해 사건 배후로 의혹을 받아 온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측근들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아 비판이 거세다.

23일(현지시간) 사우디 관영 T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우디 정보 공보부는 이날 “법원이 카슈끄지 살해에 직접 가담한 5명에 사형, 사건 은폐를 시도한 3명에게는 24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자말 카슈끄지는 미국에 거주하며 워싱턴포스트(WP)에 사우디 왕실 비판 칼럼을 기고하던 칼럼니스트였다. 그는 지난해 10월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 개인 용무로 들렀다가 사우디 정부 소속 ‘협상팀’에 잔인하게 살해됐다. 토막 난 것으로 알려진 카슈끄지 시신 일부는 아직도 발견되지 않았다.

살해 사건 후 사건의 배후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라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살해를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우디 정부는 의혹을 완강하게 부인했다.

사우디 검찰은 빈살만 왕세자가 사전에 사건 계획을 알지 못했고, 사건 총책임자는 빈살만 최측근인 아흐메드 알아시리라고 결론 내렸다.

문제는 법정에 세워진 알아시리가 이날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이다. 빈살만 왕세자의 수석보좌관이었던 사우드 알카흐타니도 수사선상에 올랐으나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1년여 동안 비공개 재판을 해온 사우디 법원은 "이 사건은 계획된 것이 아닌, 우발적 살인"이라고 판시했다.

국제사회는 이날 판결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터키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사건의 진상을 밝히지 못했다"면서 "정의를 실현하는 데 한참 못 미치는 판결"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외무부는 이어 "살인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정의 실현을 바란 터키와 국제사회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책임감의 결여"라고 비난했다.

카슈끄지 살해 보도를 했던 터키 친정부 일간 데일리 사바의 메흐멧 젤리크 편집장은 "사우디의 여러 고위 인사에게 법적으로 책임을 묻지 않은 이 판결의 신뢰도가 의심스럽다"면서 "사형 선고를 받은 피의자 5명이 희생양으로 선택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생긴다"고 지적했다. 
 

사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살해된 터키 이스탄불 소재 사우디 총영사관 앞에서 지난 2018년 10월25일 시위자들이 촛불과 함께 카슈끄지 사진 포스터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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