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3세 간 우애가 흔들리고 있다.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은 23일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란 제목의 자료를 통해 "조원태 대표이사는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무법인 원은 "조 전 부사장은 작고하신 고(故) 조양호 회장님의 상속인 중 1인이자 한진그룹의 주주로서, 선대 회장님의 유지에 따라 한진그룹을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고, 이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이 사실상 가족들과 경영에 대해 합의를 하지 않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말한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앞서 한진그룹 내부에선 경영권 분쟁을 둔 여러 징후가 있었다.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 동일인(총수) 지정에서 서류를 내는 과정에 이견이 일어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재계 안팎에선 조 전 부사장과 이 고문 등이 조 회장의 동일인 지정에 반기를 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조 전 부사장이 갑작스러운 입장 발표를 통해 조 회장 체제의 한진그룹 경영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 한진그룹 측은 상황을 파악하는 중으로 알려졌으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