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기소가 아니라 이중기소”···현직 검사, ‘정경심 표창장 위조’ 중복기소 비판

2019-12-1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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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목적의 기소를 덮기 위해 재차기소···일사부재리


“신중하게 수사해야 할 헌법적 의무가 있는 수사기관이, 다른 목적을 위해 공소권을 남용한 후 그 사실을 무마하기 위해 일시, 장소, 방법, 공범을 변경해 기소했다면 일사부재리 원칙 위반이다”

검찰이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를 '표창장 위조' 혐의로 재차 기소한 것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 비판이 터져나왔다. 검찰이 공식적으로 명명한 '추가기소'가 아니라 '이중기소'로 헌법정신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추가기소는 공소가 진행 중에 별개의 혐의가 발견돼 앞선 공소장에 혐의를 추가하는 것인데 반해, 실질적으로 같은 혐의를 다시 기소한 것이기 때문에 ‘이중기소’이고 일사부재리 원칙을 규정한 헌법에도 위반된다는 지적이다.

비록 공소장의 내용이 달라졌다고 해도 이런 식의 반복적 기소를 용인한다면 하나의 사건을 두고서 시간, 장소, 공범, 수법을 바꿔가며 몇 백번이고 기소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된다는 것이 이유다.

검찰은 지난 9월 6일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날 심야에 부인 정 교수를 ‘표창장 위조’ 혐의로 한 차례 기소한데 이어 지난 11월 22일 사모펀드와 공문서 위조 등 다른 혐의를 기소하면서 표창장 위조 혐의를 재차 기소했다.

이후 두 개의 표창장 위조 혐의를 하나로 합치기 위해 낸 공소장 변경신청이 법원에서 불허되자 지난 17일 정 교수를 같은 혐의로 또다시 기소했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모두 세 차례 공소장이 제출되는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대구지검 서부지원 진혜원 검사는 전날(18일)이 자신의 SNS를 통해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남용해 피고인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줌으로서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한 경우 공소권 남용”이라며 이 같이 지적했다.

진 검사는 ‘검찰이 조국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배우자가 기소되면 사퇴할 거냐”라는 질문을 유도했다’면서 “(다른 목적을 위해)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기소한 것이므로 무죄판결을 선고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날 접수된 ‘첫 번째 공소장’은 후보자 사퇴를 유도하기 위한 정치적 행위이자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기소한 것인데, 그 기소가 ‘증거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면 이후에 추가적인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의 필요성이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증거없는 기소'라는 점을 입증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두 번째 공소제기에 대해서도 “같은 (위조 혐의)문서에 대해 이중기소한 것이므로 실체적 판단없이 공소기각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실질적으로 동일한 문서에 대해 별도 기소하는 것을 허용한다면 “일시, 장소, 방법, 공범만 바꿔 수백 번이라고 기소”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일사부재리 원칙을 침해할 구체적인 위험이 초래된다”라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도 같은 지적이 제기됐다.

신장식 변호사(금융정의연대, 48)은 라디오 방송과 유튜브 등에 출연해 ‘정치적 목적으로 백지 공소장을 제출한 뒤, 이를 덮기 위해 공소 제기 후 강제수사를 한 것’이라면서 “현재 상태로 보자면 이중기소가 아니라 삼중기소”고 비판한 바 있다.

양지열 변호사(48)는 ‘공소 제기 후 압수수색이나 피의자 신문을 해서 얻은 증거는 증거능력이 없다’ 라면서 “법리적으로 보면 세 차례 기소가 모두 불법이거나 불법을 기초로 이뤄진 것인 만큼 모두 무죄 혹은 기각판결이 나야 법리에 맞다”라고 주장했다.

정경심 4차 공판준비기일에 쏠린 관심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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