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국경절에 이어 새해맞이 불꽃놀이도 취소

2019-12-1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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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관광객 감소로 항공·관광업계 시름

홍콩에서 매년 마지막 날 새해맞이 행사로 열린 불꽃놀이를 올해는 볼 수 없게 됐다. 홍콩 정부가 10년 만에 안전상의 이유로 이 행사를 취소했기 때문이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관광청은 오는 31일 빅토리아 하버에서 열릴 예정이던 새해맞이 불꽃놀이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홍콩의 새해맞이 불꽃놀이 행사가 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홍콩은 새해를 앞두고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모인 가운데 대규모 불꽃놀이 행사를 개최해왔다. 지난해 불꽃놀이 행사에만 1400만 홍콩달러(약 21억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SCMP는 약 7개월째 이어지는 홍콩 시위로 공공 안전이 우려된다는 홍콩 경찰 측의 입장을 전했다. 이에 홍콩 관광청은 대형 불꽃놀이 대신 일부 건물 옥상에서 소규모로 불꽃놀이를 하는 방안을 추진해, 불꽃놀이를 할 건물 섭외에 나선 상태다.

앞서 10월 1일 국경절 밤에 열리는 불꽃놀이 축제도 시위를 우려해 취소됐다. 홍콩 정부가 정치적 이유로 국경절 불꽃놀이를 취소한 것은 '우산 혁명'이 벌어졌던 지난 2014년 이후 5년 만이다.

지난 국경절 불꽃놀이 행사 취소에 이어 이번에도 행사가 취소되면서 홍콩 관광업계에 드리운 먹구름은 더 짙어졌다.

최근 홍콩 관광산업은 시위 여파로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달 홍콩 관광객 규모는 전년 대비 56% 감소했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발생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홍콩 항공사들도 최근 심각한 경영난으로 파산 위기를 맞았다. 홍콩 민간항공국에 따르면 지난달 홍콩 공항을 찾은 외국인 승객수는 249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다.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올 1~11월 홍콩 국제공항 누적 승객 수는 모두 658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0만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홍콩 당국이 시위 장기화로 예상했던 200만명 감소 수준을 뛰어넘은 것이다.

12월 31일 밤은 홍콩의 최대 관광 성수기 중 하나이다. 하지만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자 중국 본토 관광객들은 물론, 해외 관광객들도 홍콩 관광을 기피하고 있어 올해는 '조용한' 마지막 밤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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