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을 하루 앞두고 지난 11일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 8층 주한 헝가리 문화원에서 만난 7인조 헝가리그룹 ‘뉴튼 패밀리’의 보컬 에바 선(본명 체프레기 에바·사진)은 30년 만의 방한에 들떠 있었다.
에바는 1986년 서울국제가요제에 초청받아 한국에 왔다가 가요제에서 만난 6인조 독일그룹 ‘징기스칸’의 헝가리 출신 리더 레슬리 만도키와 연인이 된다. 에바는 “헝가리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만도키가 2년 뒤에 서울올림픽이 있으니 우리들을 맺어준 한국에 대한 곡을 만들면 올림픽 주제가가 될 수 있다며 곡을 만들어 다시 오자고 약속했다”고 회고했다. 실제로 만도키는 경쾌한 디스코풍의 팝송 ‘코리아’를 작곡한 뒤 에바에게 함께 부르자고 제의해서 프레올림픽 행사 때 한국을 다시 방문하여 듀엣으로 함께 불렀다고 한다.
에바는 “뉴튼 패밀리’와 ‘징기스칸’의 인기가 상당했기 때문에 음반사에서도 바로 연락이 왔지만 나중에 올림픽 주제곡은 코리아나그룹의 '핸드 인 핸드(손에 손잡고)'로 결정돼 버렸다"며 웃었다. 1983년 뉴튼 패밀리가 불렀던 영화 예스터데이(Yesterday)의 주제가 ‘스마일 어게인(Smile Again)’이 한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려서 1986년에는 잠실에서 단독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징기스칸’ 역시 1980년대 중반의 유로댄스음악 열풍으로 유럽과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얻어 내한공연을 가진 바 있다.
에바는 1989년까지 네 차례 한국을 방문해 공연하는 등 인기를 누렸다. 그는 "그때만 해도 미수교국인 한국에서 공연하는 게 쉽지 않았다. 일본에서 비자를 받아 암스테르담을 통해 서울에 들어가곤 했는데 비자 발급 과정부터 비행기 탑승까지 매니저가 많은 일을 해결해야 했다. 경찰이 지켜주는 대신 밖으로 못 나가게 해서 팬들과의 접촉도 어려웠고 서울을 마음놓고 구경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