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약광풍 지속…'입지 단점' 더샵 파크프레스티지에도 2만명 운집

2019-12-12 13:48
  • 글자크기 설정

주변 역까지 걸어서 20분 입지에도 청약 경쟁률 114대 1 기록

공인중개사들 "분양시장 막차라는 실수요자 불안함 반영된 듯"

"입지 때문에 청약은 넣지 않았어요. 그래도 주변 친구들 집값 오르는 거 보면, 분양받아서 이득 볼 수 있는 마지막 타이밍인 것 같으니까 초조하죠. 이제 막차 같아서요."

그동안 전세로 살면서 내 집 마련에 관심 없던 김모씨(48·가점69점)는 더샵 파크프레스티지 건설현장과 모델하우스를 모두 다녀온 후 이처럼 말했다. 주변 역까지 최대 20분이나 걸어야 하는 입지가 마음에 걸리면서도 어떻게든 청약에 성공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앞섰다는 얘기다.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더샵 파크프레스티지에 2만여명이나 몰릴 줄은 몰랐다며 다소 놀란 반응이다. 입지가 좋지 않은 만큼 청약통장을 아끼는 수요자가 다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145-40번지 인근 아파트에서 바라본 '더샵 파크프레스티지' 공사현장.[사진 = 김재환 기자]


1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마감한 더샵 파크프레스티지 1순위 일반공급 평균 경쟁률은 114.26대 1을 기록했다. 316가구 모집에 2만1367명이 몰렸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면적 114㎡ 9가구 모집에 6405명이 청약해 최고 711대 1로 집계됐다. 이 외에 전용면적 59㎡D가 142.3대 1로 전체 평균을 넘겼다.

청약열기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청약 경쟁률은 집값이 떨어졌던 상반기에 낮았지만, 집값 상승세가 재현된 8월부터 급격히 올라갔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서울에 공급한 아파트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올해 1~7월 14.31대 1에 불과했다가 8월부터 11월까지 평균 76.94대 1까지 뛰었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한국감정원 통계 기준 1월부터 6월까지 매달 -0.17에서 -0.41%씩 떨어지는 추세였다. 

하지만 7월부터 0.07%로 상승장을 시작해 8월(0.14%)과 9월(0.18%), 10월(0.60%), 11월(0.69%)까지 상승폭을 끌어올렸다. 기축 집값이 오르면서 청약 시장 관심까지 끌어올린 셈이다.
 

[자료 = 부동산114·한국감정원 통계 갈무리]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집값이 올라갈수록 청약시장에 관심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 초에는 사실상 9·13대책 여파로 침체됐었는데, 시장이 되살아나면서 기축 매수 심리와 청약 열기가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등포구 신길동 신풍역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한 1~2년 전만 해도 역세권 아파트 경쟁률은 얼마 안 됐다. 그때 들어간 사람이 진짜 로또 맞은 것"이라며 "그런데도 입지가 좋지 않은 더샵에 2만명이 몰렸다는 건 이제 진짜 집을 사지 못할 수 있다며 불안해하는 실수요자가 정말 많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풍역이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힐스테이트 클래시안'만 해도 지난 2017년 11월 분양했을 때 평균 청약 경쟁률이 12.1대 1에 불과했다. 같은 해 5월 분양한 보라매역 역세권 아파트 '보라매 SK뷰'도 27.7대 1이었다.
 

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633-3번지에 마련된 '더샵 파크프레스티지 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이 위치도를 보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서울 실수요자가 청약에 도전할 수 있는 단지들은 △e편한세상 홍제 가든플라츠 △흑석3구역 자이 △수색7구역 자이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내년에도 청약광풍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만약에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저렴한 분양가에 집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는 학습효과가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앞으로 분양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과 저렴한 분양가에 새 집을 사야 한다는 청약 수요가 내년에도 유지될 것"이라며 "집값이 하락세로 바뀌어도 분양시장 열기는 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