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새로 한국경제 담당관을 맡은 크리스토프 앙드레(52)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구체적인 장기 계획없이 단지 재정을 확대하기만 하면 경제 회복 효과는 적고 빚만 크게 늘어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이 단순히 '우리는 빚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적으니까 (재정을) 더 써도 된다'고 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부채 규모가 적어 재정 건전성이 높다는 강점을 갖고 있으며, 여력이 된다면 경기 하강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을 확대하는 것은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지출을 늘리면 재정 체계가 어디로 가는지 분명한 방향성을 갖고 있어야 하며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재정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경제는 앙드레씨가 우려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영국의 권위있는 경제지인 파이낸셜 타임즈(FT)의 최근 기사가 이를 극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FT는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수출 부진과 반도체 불황이 겹쳐 ‘수출 한국’은 직격탄을 맞아 50년만의 경제 위기를 맞고 있으며 내년에도 회복이 불투명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국의 대기업들은 이를 일찌감치 내다보고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먼저 각 구단은 선수단 규모를 10~15% 줄여 경상비 절감에 나섰다. 또 선수 한명당 수십억원에 달하는 ‘FA(자유계약선수) 영입’을 극도로 자제해 스카우트 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홍보, 마케팅 비용 절감은 눈에 보이듯 뻔하다. 이런 축소지향적 투자는 팬심을 돌려 내년 흥행에 큰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많다. 이는 어떻게 보면 자승자박(自繩自縛)이다. 각 구단이 평소 효율적인 구단 운영으로 자력갱생에 몰입하지 않고 모기업의 지원에만 목을 매단 결과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하다. 각 구단이 내년 시즌 개막까지 남은 3개월 보름간 빈틈없는 선수 육성과 짜임새있는 경영 전략을 세운다면 위기 극복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