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窓으로 경제보기 <46>​] 장수(長壽) CEO는 ‘경영능력+알파’를 갖춰야

2019-11-2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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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스포츠 칼럼니스트]




한국의 대표적 장수(長壽) CEO는 박근희 CJ 대표이사(66)다. 그는 1993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을 할때 고참 부장으로서 실무 책임을 맡아 삼성이 초일류 기업이 성장하는데 크게 이바지했다. 그 후 ‘신경영 전도사’를 자처하며 이 회장의 신경영 철학을 그룹에 이식시키며 탁월한 경영 능력을 과시했다.
그는 2004년 삼성캐피탈 사장을 시작으로 삼성전자 중국 총괄사장, 삼성생명 대표이사 부회장, CJ 대한통운 부회장을 거치며 16년째 CEO로서 건재하고 있다.

최근 입사 40년만에 현대중공업 회장으로 영전한 권오갑씨(68)도 국내 대표적인 장수 CEO다. 그는 2009년 현대중공업스포츠 대표이사 사장을 필두로, 현대오일뱅크 사장,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및 그룹 기획실장,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을 역임한데 이어 마침내 그룹 최고 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현재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회장과 한국프로축구 연맹총재직도 겸하고 있다.

권 회장의 이력중 돋보이는 것은 축구를 포함한 스포츠관련 업무를 10년 넘게 담당하고 있는 것. 이 덕분에 권회장은 스포츠 관련자뿐 아니라 언론사 임원, 사장들과도 두터운 친분을 유지해 오고 있다.

권 회장이 평소 인맥을 얼마나 활용하는 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에피소드 하나. 스포츠전문 잡지 사장을 역임한 A씨는 2001년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별세했을 때 모 스포츠신문의 편집국장을 맡고 있었다. A국장은 정회장과도 여러 차례 만난바 있어 조문을 갈 수도 있었으나 문상객이 어마어마하다는 소식을 듣고 가지를 않았다. 정 회장의 발인이 끝난 다음날 권회장(당시는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 전무)이 A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문상객 명단에 이름이 안 보이던데요...” “아, 그때 회사에 급한 업무가 생겨 못갔습니다. 죄송합니다” A국장은 전화기에 대고 절을 하다시피 했다. 그리고, 놀랐다.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얼마나 강하면 문상객을 한명, 한명 챙길 정도인가?

정회장 별세후 6년 뒤에 부인 변중석여사가 돌아가셨는데 A국장은 회사 일을 제치고 문상을 갔다고 한다. 변여사의 빈소에는 기업인은 물론, 스포츠 관계자나 언론인들이 정 회장때 만큼이나 조문객이 많아 A국장은 두 번 놀랬다고.

대기업에서 오래 오래 CEO를 지내려면 ‘경영능력+알파’가 있어야 한다는 걸 권회장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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