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그룹은 주력 기업인 두산중공업이 새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직격탄을 맞아 2년째 재정적으로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재계 1위인 삼성 그룹도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매출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어서 경기 부진은 두산만의 위기가 아닌, 전 산업으로 확산되는 실정이다. 롯데는 최근 신동빈회장의 지시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홈쇼핑을 제외한 하이마트, 롯데마트, 롯데 백화점 등 전 계열사의 실적이 예상외로 대폭 하락한 탓이다.
선수들에 대한 투자 상황도 ‘극과 극’이다. 두산은 2014년 이종욱, 손시헌을 필두로 지난해말 양의지(이상 모두 NC 다이노스로 이적)까지 팀내 고액 연봉자인 FA(자유계약선수)를 모두 내보내며 365억원을 절감했다. 그런데도 ‘KS 단골 손님’이 됐다. 롯데는 2015년 이후 5년간 이대호 등 대형 FA 영입에 600억원 가까운 돈을 쏟아 부었으나 결과는 참담하다.
두팀은 왜 이렇게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을까. 먼저 두산은 2014년 10월 이후 김태형 감독에게 꾸준히 지휘봉을 맡기며 뛰어난 성적을 냈다. 반면 롯데는 성적 부진의 영향이긴 하지만 최근 5년간 ‘이종운⟶조원우⟶양상문⟶공필성(감독대행)’으로 사령탑을 수시로 바꿔 중장기적인 선수 육성 전략을 세울수가 없었다.
또 하나 이유는 단장에 있다. 두산은 1989년 롯데 직원에서 옮긴 김태룡씨를 ‘과장⟶차장⟶부장⟶단장’으로 순조롭게 승진시키며 성장 전략을 효과적으로 수립, 강한 팀을 만들고 있다. 반면 롯데는 야구를 잘 모르는 그룹내 자회사 간부를 단장으로 계속 선임, 비효율적인 투자와 지원을 이어왔다.
역시 시스템이 아닌 사람이 조직을 탄탄하게 만든다는 걸 입증하고 있다. 프로야구계에서는 뒤늦게 두산을 벤치마킹하고 있지만 인재를 키우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니 두산을 이기려면 오랜 시간이 소요될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