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5일 임원인사를 단행,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연임했다. 이번 임원인사를 앞두고 업계 안팎에서도 김 사장이 LG화학과 '배터리 분쟁'을 진행 중인 점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뢰를 받고 있는 점 등을 토대로 유임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룹 측은 "주력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그대로 유지해 안정적인 리더십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또 한 번의 '김준 체제'에서 SK이노베이션은 '독한 혁신' 실행을 강화해 딥체인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 총괄사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배터리 생산 수직계열화를 넘어 e모빌리티, 에너지 솔루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독한 혁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배터리 사업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같은 날 조직개편을 단행해 배터리사업 대표로 지동섭 SK루브리컨츠 사장을 보임시켰다. 지 대표는 지난 2년간 김준 총괄사장 직속으로 배터리 사업의 성장전략을 모색해온 E모빌리티 그룹에서 리더를 겸임, 배터리 생산 중심의 사업구조를 뛰어넘어 배터리 관련 전방위 서비스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밑그림을 그려왔다. 지 대표가 이끌던 E모빌리티 그룹도 기존 'CEO 직속'에서 '배터리 사업부'로 편제됐다.
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 측은 "지 대표는 지난 2016년 12월 SK루브리컨츠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배터리 사업의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 사장 후임으로 차규탁 SK루브리컨츠 기유사업본부장이 신임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와함께 SK인천석유화학 사장에는 최윤석 생산본부 본부장이 선임됐다.
SK이노베이션은 ESS 사업부를 신설, 본격적으로 'Beyond EV' 사업 역량을 갖추기로 했다. 'Beyond EV'는 김준 총괄사장이 지난 5월 '독한 혁신' 발표 당시 언급한 내용으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을 현재의 '전기차 중심'에서 '전기차 외 다양한 사용처' 발굴을 통해 배터리 산업 생태계를 확장해 나간다는 의미다.
주력사업인 에너지·화학 사업은 각 사업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그린밸런스(친환경)를 통한 성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유사업을 맡고 있는 SK에너지는 주유소 등을 플랫폼으로 한 신사업 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플랫폼 개발 TF'를 'B2C 사업본부'로 이관, 주유소 자산과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창출에 나선다. 윤활유·윤활기유 사업을 담당하는 SK루브리컨츠는 글로벌성장추진실을 신설해 사업개발 기능을 통합시킨 비즈니스 모델 강화를 추진한다.
SK종합화학은 오토모티브(Automotive) 사업부를 CEO직속으로 재편, 패키징(Packaging) 사업부와 함께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내년 1분기 중 SK종합화학 유럽법인을 신설해 최근 '아르케마'로부터 인사한 폴리머 사업의 안정운영 및 연계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SK이노베이션은 경제적가치(EV)와 사회적가치(SV)를 강력하게 실천하는 독한 혁신을 지속해 오고 있다"며 "2020년부터는 딥체인지의 독한 실행을 통해 성장을 견인하고 성과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