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정부가 집값을 잡을 방법이 있는데 안 잡고 있다"면서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할 수 있도록 좀 더 과감하게 규제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26일 저녁 서울시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서울 집값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언제까지 오를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변했다.
박 시장은 "시장으로서 저도 괴롭지만 길이 없지는 않다"면서 "세제 개혁이나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하면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은 많은 경제학자들이 쓴 책과 이미 정책 사례로도 증명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전·월세나 임대료 인상에 대해서는 중앙정부가 더 강하게 규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길이 있는데 (정부가) 못 하는 것"이라면서 "최근 베를린 시장이 5년간 모든 월세 인상을 동결했는데, 이 방안을 참고하면 된다. 다만 시장 권한이 아닌 게 답답하다"고 말했다.
독일 베를린은 주택가격이 치솟자 2020년 1월부터 주택 임대료를 5년간 동결하는 내용의 '베를린시 주택임대료 법안'을 도입했다. 이 법은 2014년 전에 지어진 주택(약 150만 가구)에 대해 법안 초안 발표일인 6월 18일 당시 임대료를 기준으로 5년간 주택 임대료를 인상할 수 없도록 했다.
박 시장은 "서울 시장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공공임대주택을 대폭 늘리겠다는 공약을 실천하는 것뿐"이라면서 "2022년까지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10%로 만들겠다는 목표는 현재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최근에 발표한 합산소득 1억원 미만 신혼부부에게 주택금융 지원을 해준다는 정책도 확실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 예산으로도 이런 정책이 가능한데 중앙정부의 예산과 권한을 보면 모든 국민들에게 집 한 채 다 주는 게 무리도 아니다"며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이날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에 대한 평소 생각도 밝혔다. 그는 "광화문 현장토론회를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면서 많이 배우고, 얻고, 해법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가장 큰 고민이 집회와 시위의 과도함 때문에 힘들다는 의견이었는데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헌법이 부여한 기본권이라서 이를 공공의 이익과 조율하는 게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주민을 힘들게 하고 공공의 이익을 해친다면 어느 정도 제한이 필요하다"면서 "시민대표를 뽑아서 광장 운영권을 시민에게 주거나, 광장 휴식제 등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광화문 광장이 평화와 소통,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공원 같은 광장이 아니라 갈등과 분열을 표출하는 장소로 변질된 것은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며 "여의도의 분열과 갈등이 광화문 광장의 분열과 갈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치권이 갈등을 잘 조정하고 대화화 타협으로 평화를 만들어 내는 일이 광장의 재구조화에도 영향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