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고위급 전화통화…무역협상 뒤로 홍콩 신경전

2019-11-26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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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합의 막판 조율, 대면협상은 무산

中, 美 대사 불러 '홍콩인권법' 거센 항의

트럼프 서명하면 무역합의 영향 불가피

[사진=연합뉴스]


미·중 양국이 무역협상의 1단계 합의를 위한 고위급 접촉을 이어갔다.

하지만 홍콩 문제를 둘러싼 갈등 심화가 협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26일 관영 신화통신은 미·중 무역협상 고위급 대표가 이날 오전 전화통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서로 관심을 갖고 있는 핵심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인식 달성과 1단계 합의까지 남은 사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통화에는 중산(鐘山) 상무부장, 이강(易綱) 인민은행장, 닝지저(寧吉喆)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부주임도 참여했다.

양측 고위급 대표 간의 통화는 이달 들어서만 세 차례 이뤄졌다. 이날 통화는 지난 16일에 이어 열흘 만이다.

중국은 전날 공산당 중앙판공청과 국무원 판공청 공동명의로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정책을 발표하는 등 무역협상 합의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도 지난달 15일부터 25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30%로 인상하려던 조치를 유예하며 성의를 보였다.

다만 1단계 합의 전 최종 논의 과정이 난항을 겪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류허 부총리가 지난 16일 통화 때 미국 측 대표단의 베이징 방문을 제안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 추수감사절(28일) 이전에 대면 협상을 벌이기를 원했지만 이날 전화통화로 갈음한 분위기다.

특히 홍콩 시위 사태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24일 실시된 홍콩 구의원 선거가 반중파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중국 중앙정부의 경계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미국 등 서방 세계가 홍콩 문제에 간섭하고 선거도 방해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정쩌광(鄭澤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전날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대사를 불러 미국 상원과 하원에서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 인권법)이 통과된 것을 강력히 항의했다.

정 부부장은 "미국 의회의 홍콩 관련 법안은 중국 내정을 간섭하고 사실을 보지 않는 것"이라며 "홍콩 혼란 세력의 폭력과 범죄 행위를 지지해 국제 사회와 국제 관계 기본 규칙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이에 강력히 분개하며 결연히 반대한다"며 "중국은 국가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지키고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관철하겠다는 방침에 절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인권법에 최종 서명할 경우 중국도 어떤 식으로든 맞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

미·중 무역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서로가 1단계 합의를 원하고 있지만 홍콩 변수가 관건"이라며 "자칫 연내 합의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1단계 합의가 지연될 경우 미국은 예고한 대로 다음달 15일부터 156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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