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훈센 총리가 21일, 경제제재 회피를 위한 유럽연합(EU)의 요구에는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 국가주권과 법제도를 희생할 수 없다는 뜻을 공표한 것. 크메르 타임즈(인터넷 판)가 이같이 전했다.
EU는 이달 중순, 무기 이외의 전 품목을 수량제한 없이 무관세로 EU에 수출할 수 있는 'EBA 협정' 유지에 대해, 캄보디아 정부에 대책을 촉구하는 잠정 보고서를 작성했다. 내용은 공표되지 않았으나, 야당인 캄보디아 구국당에 대한 탄압 및 언론의 자유 침해 등을 언급하며, 민주주의 및 적절한 법제도 운영을 회복하고, 기본 인권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도록 요구했다고 한다.
EU는 캄보디아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나 훈센 총리는 "무역상의 이점을 잃는다고 해도 비자발급 수수료를 비롯한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금 징수를 늘리고 있어 캄보디아의 재정 기반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럽위원회는 올해 2월, 인권침해 및 야당탄압을 이유로 EBA의 일시 중지를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고 밝혔다. 사켕(Sar Kheng) 캄보디아 내무부 장관이 EU와 경제제재 회피를 위한 협의를 지속한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캄보디아 정부는 EU와의 우호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뜻도 거듭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