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날은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황 대표의 체력이 더욱 저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황 대표는 전날부터는 앉지 못하고 누워서 시간을 보냈다.
황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간밤 성난 비바람이 차가운 어둠을 두드린다. 이 추위도 언젠가는 끝이 나겠지요"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잎은 떨어뜨려도 나무 둥지를 꺾을 수는 없다"고 자신의 의지를 보였다.
황 대표는 단식투쟁을 이어가면서 지난 22일 김영삼(YS) 전 대통령 서거 추모식에도 불참했다. 대신 박맹우 사무총장을 통해 보낸 추모사에서 "1983년 대통령께서 단식투쟁을 통해 사수하셨던 자유민주화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있다"고 했다.
이날 황 대표 텐트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인명진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 한국당 이재오 상임고문 이언주 무소속 의원 등이 방문했다.
이해찬 대표는 황 대표를 만나고 나서 기자들에게 "기력이 빠져 있어서 거의 말씀을 못 하신다"며 "빨리 단식을 중단하고, 나하고 협상을 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언주 의원도 황 대표를 찾아 "그만하시고 병원을 가셔야 한다. 몸이 건강해야 싸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황 대표는 "아직 건강하니 '건강, 건강' 하지 말라"며 "자꾸 말리지 말라"고 손사래를 쳤다.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황 대표를 대신해 나경원 원내대표가 회의를 이끌었다.
황 대표는 대신 박 사무총장을 통해 "자리를 지켜주는 분들께 고맙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최고위원들을 비롯해 강석호·권성동·김명연·김도읍·김현아·이만희 의원과 권영세 전 의원 등이 자리를 지켰다.
애초 침낭에서 노숙을 시작한 황 대표는 22일 초록색 원터치 텐트에서 지내다가 전날부터 같은 자리에 파란색 천과 비닐로 덮은 임시 천막을 짓고 기거했다.
임시 천막이 비바람에 쓰러지자 한국당은 흰색 몽골 텐트를 설치했고, 황 대표는 양쪽에서 부축을 받으며 몽골 텐트로 옮겨갔다. 또 의사 출신 김철수 당 재정위원장 등이 정기적으로 황 대표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있으며, 부인 최지영 여사도 이날부터 자리를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