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소미아 '외교전 승리' 선전전...아베 "아무런 양보 안 했다"

2019-11-2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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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물밑작업 美 압박 주효"..."日 퍼펙트 게임"

일본 정부와 언론들이 한국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결정을 아베 신조 정권의 외교 성과로 치켜세우며 선전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2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지난 22일 한국의 지소미아 연장 결정 직후 측근들에게 "일본은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 어떤 것도 양보하지 않았다"며 "미국의 입장이 매우 강경했기 때문에 한국이 결국 (지소미아 유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아사히는 "미국이 지소미아 유지를 한국에 강하게 요구했고, 일본도 이러한 미국을 지원했다"며 "미국이 일본에 협정 종료를 피하기 위한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일본 총리관저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일본이 미국 정부와 미국 의회에 물밑 작업을 함으로써, 미국 상원이 지난 21일 지소미아 연장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면서 "워싱턴의 '파괴력'은 대단하다. 한국을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도쿄 공관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한국의 지소미아 효력 유지 발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아베 총리의 발언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는 유지하면서도 국장급 정책대화를 재개하는 '최소한의 선'에서 지소미아 종료 유예 결정을 이끌어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극우 성향인 산케이신문은 전날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가 '이쪽(일본)의 퍼펙트 게임'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한국의 지소미아 연기 결정을 끌어내기 위해 주한미군 일부 감축까지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압력에 한국이 양보를 했고, 일본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보수 성향 요미우리신문은 혐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의 발언을 전하며 아베 정권의 외교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무토 전 대사는 이 신문에 "문재인 정권이 지소미아 종료를 피한 것은 일본의 의연한 태도 앞에 주장이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한국에 대한 일본의 강경한 정책이 효과를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일 관계에서 한국이 주장을 굽힌 게 거의 없어서, 이번 사례가 좋은 전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토 전 대사는 "이번 소동으로 한·미 동맹에 균열이 생겼다"며 "주한미군 주둔비 협상에서 미국의 요구가 심해질 것"이라고도 했다.

청와대는 지난 22일 일본에 대한 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시키고, 한·일 간 수출 관리 정책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일본 측의 3개 품목 수출규제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정지시킨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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