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신한금융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2020 스마트 프로젝트(Smart Project)'의 핵심이다. 지난 2017년 신한금융그룹은 오는 2020년까지 해외수익 비중을 2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글로벌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본지는 신한은행뿐 아니라 신한금융그룹 전체의 글로벌사업 부문을 이끄는 정지호 신한은행 글로벌그룹 부문장을 만나 신한금융그룹 해외 진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정 부문장은 "올해도 목표한 해외 실적을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룹에서 추진하고 있는 '2020 스마트 프로젝트'에 안착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정 부문장은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삼성, 현대 등 기업의 글로벌수익 비중은 80~90%이지만 두 기업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그 정도 글로벌수익을 내는 기업은 없다"며 "신한이 해외에서 자산을 확대하고 수익을 창출해 세계적인 금융사가 돼 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목표달성을 위한 내년 전략은 기존 진출 국가에서의 수익 확대다. 신한은행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멕시코에까지 진출해있다. 신한은행은 앞으로 진출국을 추가하는 것보다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수익확보를 위해 기존진출 지역 다지기를 우선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베트남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신한은행은 베트남 내 외국계 1등 은행이지만 전체 금융자산의 1.2% 정도만을 점유하고 있다"며 "시장점유율을 몇 퍼센트 까지 늘리겠다는 단순한 목표가 아니라 고정적인 수익을 내면서 자산을 늘릴 수 있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 글로벌사업의 최종 사업모델은 '백화점'이다. 거대한 매장 안에 다양한 상점이 입주해 고급 상품을 직접 체험하는 백화점처럼 글로벌 사업 방식도 거대한 체인을 구성하고 싶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정 부문장의 눈에는 베트남, 일본 등 신한이 이미 성공을 거둔 지역에서도 사업상황은 여전히 '슈퍼마켓' 정도로 비칠 뿐이다. 우즈벡, 미얀마 등지는 아직 '구멍가게'에 불과하다. 정 부문장이 기존지역 사업 확대를 강조하는 이유다.
반면 미국, 영국, 홍콩 등 선진국에서는 투자은행(IB)사업을 중심으로 한 대형거래 위주로 사업 확장에 나설 생각이다. 인수금융, 신디케이트론 등 거래를 쪼개 담아낸 펀드를 만들어 국내에 판매할 청사진도 갖고 있다.
양쪽에서 모두 중요한 것이 '디지털'이다. 신한은행은 해외진출과 동시에 디지털을 투입해왔다. 가령 베트남에서 한국과 동일한 수준의 모바일뱅킹 앱인 '베트남쏠(SOL)' 출시를 통해 베트남 현지고객에게도 국내 못지 않은 최적의 디지털 금융 플랫폼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면 고객 유치가 용이하고 나아가 거래편의를 확보할 수 있다. 자동으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안정적인 대출자라산 운용도 쉽다. 그는 "유선을 뛰어넘어 무선으로 가는 시대인 만큼 디지털화는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출국가와의 상생도 중요한 요소다. 정 부문장은 "신한은행은 해외진출 시 단기적인 목적을 설정하고 들어가지 않고 그 지역에 실질적으로 어떤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며 "그래서 신한은행은 기존진출 국가의 시장을 키워야 할 의무가 있는 셈이며 동반성장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최종 목표는 해외에서도 고객이 찾는 은행을 만드는 것이다. 정 부문장은 "해외에서도 제 아무리 신한은행이 뛰어나다고 홍보해봐야 고객이 수익을 얻지 못하면 아무도 찾지 않게 된다"며 "해외고객에게도 플러스알파를 제공해야 신한은행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나에게 진짜로 도움이 되는 은행'을 만들고 싶은 게 목표"라고 밝혔다.